2018.1.10
딸아이가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에 와서 달포쯤 있다가 오후 6시 반에 이륙한 비행기를 탔는데 밤이 이슥하지만 아직 반도 가지 못했습니다(2018.1.13.토. 22:58). 항공로를 모르니까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공항에서 돌아와 괜히 걔가 있던 방을 들여다보다가 텔레비전 앞에서 꼼짝 않고 세 시간이나 앉아 있었습니다.
'내가 뭘 하긴 해야 하는데…….'
강박감인지 평생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그 느낌이지만 정작 꼭 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오늘은 그 앞에 더 오래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확인해보면 흘러갔고 또 흘러가고 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쉬지 않고 그 걸음으로 가고 있을 뿐이고 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니까 이렇게 지낼 뿐입니다.
바보처럼 하고 싶은 말 한 번도 꺼내지 못하고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채 텔레비전이나 보며 지낼 뿐입니다. 그 아이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면서 나는 점점 더 이런 이상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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