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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텔레비전이나 보기

by 답설재 2018. 1. 14.

                                                                                2018.1.10

 

 

 

딸아이가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에 와서 달포쯤 있다가 오후 6시 반에 이륙한 비행기를 탔는데 밤이 이슥하지만 아직 반도 가지 못했습니다(2018.1.13.토. 22:58). 항공로를 모르니까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공항에서 돌아와 괜히 걔가 있던 방을 들여다보다가 텔레비전 앞에서 꼼짝 않고 세 시간이나 앉아 있었습니다.

'내가 뭘 하긴 해야 하는데…….'

강박감인지 평생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그 느낌이지만 정작 꼭 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오늘은 그 앞에 더 오래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확인해보면 흘러갔고 또 흘러가고 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쉬지 않고 그 걸음으로 가고 있을 뿐이고 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니까 이렇게 지낼 뿐입니다.

바보처럼 하고 싶은 말 한 번도 꺼내지 못하고 그렇다고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채 텔레비전이나 보며 지낼 뿐입니다. 그 아이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면서 나는 점점 더 이런 이상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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