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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고마운 집

by 답설재 2017. 6. 15.






고마운 집









  아파트 안에서나 드나들면서나 자꾸 먼 산을 바라보게 됩니다.
  '아, 저 산이 저기에 그대로 있구나' 그렇게 확인이라도 하듯…….
  그 산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찍어보면 그냥 눈으로 볼 때보다 더 복잡하게 온갖 인공물들이 가로막고 있고, 그런 인공물들은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나서 자칫하면 그 산이 아예 보이지도 않게 되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비말님처럼 창문 너머로 푸나무들을 바라보실 수 있는 건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은 일인가 싶어 합니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면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를 보여주기라도 할 듯한 저 모습들!



  미국에 거주하는 어느 교포의 블로그에 이런 댓글을 달았습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그분은 정원을 가진 블로거입니다. 그게 부럽다는 뜻이었습니다.


  사진은, 점심을 먹고 들어오다가 발견한 어느 아름다운 저택의 모습입니다.

  '고마운 집'

  주인은 어처구니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 나무와 화초들이 모두 화분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며칠 후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너무 자주 보면 아무래도 미안한 일이고, 걸핏하면 저 집 앞을 서성거리는 걸 혹 누가 보게 되면 "구경값이라도 냈냐?"고 할 것 같아서 아주 궁금한 날에만 '아무 생각 없이' 혹은 '다른 생각을 하며 지나가는 것처럼' 가장하여 확인하러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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