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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반환(返還)

by 답설재 2017. 6. 1.






반환(返還)












  소중한 사람들은 떠나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건 '상실(喪失)'이었습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이제 내게는 더 이상 소중한 것들이 찾아오지 않겠구나 싶을 때쯤

  이번에는, 하나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조차 사라지면서

  '아! 이런 것들마저……' 싶은 상실감을 느꼈는데,


  오늘은

  그게 상실이 아니라 '반환(返還)'이구나 싶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것들은

  앞으로 또 몇 가지나 더 사라져 갈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내게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들이 사라질 때마다 '내게 그런 것도 있었구나!' 싶어 하므로

  다행히 가슴 아픈 느낌을 갖지 않게 되었고

  그런 것들이 그동안 나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돌려줄 수 있는 것, 돌려주어야 하는 것들은 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반환'일 것입니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돌려줄 수 있는 것은 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돌려주지 않으려 해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남은 것이 없으면 이 길의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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