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返還)
소중한 사람들은 떠나고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건 '상실(喪失)'이었습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이제 내게는 더 이상 소중한 것들이 찾아오지 않겠구나 싶을 때쯤
이번에는, 하나둘,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조차 사라지면서
'아! 이런 것들마저……' 싶은 상실감을 느꼈는데,
오늘은
그게 상실이 아니라 '반환(返還)'이구나 싶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것들은
앞으로 또 몇 가지나 더 사라져 갈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내게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들이 사라질 때마다 '내게 그런 것도 있었구나!' 싶어 하므로
다행히 가슴 아픈 느낌을 갖지 않게 되었고
그런 것들이 그동안 나의 것이었다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돌려줄 수 있는 것, 돌려주어야 하는 것들은 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게 '반환'일 것입니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돌려줄 수 있는 것은 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어차피 돌려주지 않으려 해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남은 것이 없으면 이 길의 마지막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