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3.29.
새 두 마리
김춘수
저만치 산수유나무에 새가 두 마리
앉아 있다. 어떤 사일까,
자꾸자꾸 주둥이를 맞댄다.
한 번씩 한쪽이
주둥이를 쪼아댄다. 따끔따끔,
내 눈이 어디로
날을 듯 즐겁다.
김춘수 《달개비꽃》 현대문학 2004
2016.4.24.
이 시인의 시들은 그림 같았습니다. 그림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모두들 그걸 알고 있는지 궁금해서 일일이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림 같은 저 시에, 산수유인지도 모른 채, 시인이 저런 새를 보았는지도 모른 채, 사진을 붙여놓는 짓은 터무니없긴 합니다.
시인을 찾아가 볼 수 있을 때는 그 시인조차 시처럼 느껴져서 용기가 나지 않았고('시를 보면 될 텐데 왜 찾아왔지?'), 그가 몇 년간 여의도에 다녀왔을 때는 언제였는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 찾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러지 말고 찾아가 볼 걸 그랬나? 싶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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