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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이사벨라 버드 비숍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KOREA AND HER NEIGHBOURS』 Ⅱ

by 답설재 2016. 9. 27.

이사벨라 버드 비숍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KOREA AND HER NEIGHBOURS

이인화 옮김, 살림 1994

-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 -

 

 

 

 

 

〈실태〉(예)

 

양반의 자제는 그들의 공부방에서 서당까지 그들의 책을 직접 들고 가지 않는다. 이 기생충이나 다를 바 없는 계급은 여행할 때 그가 소집할 수 있는 만큼의 많은 하인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이 습관적으로 요구된다.(126)

 

괴상망측한 차림새, 라는 것이 신부에 대한 우리의 느낌이다. 얼굴은 하얀 분으로 덮어씌우다시피 했고 뺨에는 붉은 점을 찍었으며 눈꺼풀은 뭔지 끈적끈적한 혼합물로 붙여놓았다.(141)

 

말하자면 상류계급의 사람들보다 하류계급의 사람들이 훨씬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는 것 같았다.

한국의 여성들은 항상 멍에를 짊어지고 산다. 그들은 결혼해서 애정을 기대하지 않으며 구습을 타파하겠다는 생각은 결코 할 수가 없다.(143)1

 

그 계곡 바닥에 나 있는 커다란 '웅덩이'는 용이 목욕을 했던 곳인 듯한데, 용들의 습성이란 분명코 지상의 인간들보다 훨씬 더 청결했을 것이다.(175)

 

이 산사에서의 일반적인 문화란 불교에 원천을 두고 있는 것으로 그 자상한 접대나 배려, 행동거지의 온후함은 한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그 꼴꼴난 공자의 후예들이 가진 교만함과 거만함, 오만방자함이나 자만심과 아주 좋은 대조를 이루는 것이었다.(179)

 

내 생각으로 대부분의 동양음악의 모티프인 듯이 보이는 우수는 한국음악 속에서 극도의 구슬픔으로 화했다. 이는 어떻게 보면 각 음절마다 많은 떨림을 주기 때문인 것 같다. 협주곡도 서양인의 귀에는 고문이기 마찬가지인데 피리 독주는 가끔 그들의 한과 기묘한 조화를 이루어 내어 '유현한 화음'을 암시해 준다.(198)

 

모든 나한상들이 민중들에게 주고자 하는 효과는 그 나한상들의 다양하고도 우스꽝스러운 자태에 의해 약화되었다. 그 기괴함은 표현할 수조차 없으며 아주 '비교훈적'이다.(202)

 

그 지역의 냄새는 지독했으며 더러움은 끔찍할 정도였다.(203)

 

그렇지만 왕권에의 확고한 충성을 고백하는 그들의 선언으로 판단해 볼 때, 한국 어딘가에 애국심의 맥박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농민들의 가슴속 뿐이라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209)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게 하는 나라〉

 

한국인―길이 행복하고 번영할 민족

 

(……)

근사한 기후, 풍부하지만 혹독하지는 않은 강우량, 기름진 농토, 내란과 도적질이 일어나기 힘든 훌륭한 교육, 한국인은 길이 행복하고 번영할 민족임에 틀림이 없다. '협잡'을 업으로 삼는 관아의 심부름꾼과 그들의 횡포, 관리들의 악행이 강력한 정부에 의해 줄어들고 소작료가 적정히 책정되고 수납된다면 반드시 그러할 것이다. 나는 한국의 농부들이 일본 농부처럼 행복하고 근면하지 못할 이유를 전혀 알지 못한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다. 그것은 내가 누누이 강조했듯이 '생업에서 생기는 이익을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어떤 나라, 어떤 제도로부터 온 것이든 한국에서 행해지는 모든 개혁은 한국인들의 이 절박하고 자연스러운 갈망에 촛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389)

(……)

 

 

1894년부터 1897년 사이의 한국을 곳곳이 답사하여 이 책을 쓴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여기 지금 나타나면 우리 정치인들은 그녀에게 뭐라고 할까?

* "우리 그동안 잘 했지요? 많이 발전했지요?"

* "죄송합니다."

* "이 여인이 누구지?"

* ( )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뭐라고 할까?

* "와우~ 놀랐어요! 많이도 바꿔 놓았네요!"

* "아직도 이러고 있어요?"

* "아니, 더 어려워졌잖아요!"

* (                                                       )

 

잊지 말아야 할 한 마디!

"한국인, 길이 행복하고 번영할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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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묵은 신부의 첫째 가는 의무이다.(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