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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토마 마티외 《악어 프로젝트Les Crocodies》

by 답설재 2016. 8. 29.

 

토마 마티외 글·그림

《악어 프로젝트Les Crocodies― 남자들만 모르는 성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 ―

맹슬기 옮김, 푸른지식 2016

 

 

 

 

 



이의(異意)를 제기하려고 했었습니다. 물어보나마나 고결할 것이 틀림없을 것처럼 구는 걸 차라리 혐오하겠다면서. 말하자면,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중 어떤 악어가 좋은 악어입니까?(혹은 "당신에게 필요한 악어는 어떤 악어입니까?") ① 늘 악어(이건 누구에게도 아닌 것이겠지만……. 혹.) ② 때로는 악어 ③ 곳에 따른 악어 ④ 때와 곳에 따른 악어 ⑤ 악어적 소질이 전혀 없는 악어
다른 답지도 얼마든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형식을 갖추기 위해 ⑤번을 넣었습니다. 이렇게 해놓고 어느 분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아, 이런! ⑤번이라고 했습니다. …… 악어가 아닌 남성이 답이었습니다! 할 말이 없게 되었습니다.

 




이 사족도 붙이지 않으려다가 실없다고 할까봐 몇 자 적었습니다. 굳이 보탠다면, 전에 쓴 《이갈리아의 딸들》 감상문 첫머리를 다시 들여다보았다고 하겠습니다.

 

 

'성평등'을 주제로 해서는 더 이상 잘난 척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나는 성평등에 대해 매우 개방적·진보적'이라는 건방진 말을 하거나 그런 생각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신경 끄고' 편하게 지내기로 하고 털어놓는다면, "성평등에 대해 개방적·진보적인 사람"이 되는 일은, 죽기 전에는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갈리아의 딸들》http://blog.daum.net/blueletter01/7638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