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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꾸꾸루꾸꾸……

by 답설재 2016. 8. 26.

 

 

 

 

 

 

  하룻밤 사이에 날씨가 급변해서일까요?

  철 지난 바닷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겨울바람이 낭만을 실어오는 그런 바닷가 말고

  밀물처럼 밀려왔던 한 해의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 기약도 없이 사라져 간 초가을 해변.

  리우도 생각났습니다. 가본 적 없는 그곳 거리.

  올림픽 열기가 그대로일 리는 없겠지요?

  조금은 남아 있나요?

  아니면 1966년의 그 초가을 해변 마을처럼 눈물 글썽거려서 썰렁한가요?

 

  그럼, 그런 열기가 없으면 하루도 못 견딜 것처럼 살아가는 정열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견딜 수 있나요?

 

 

  사람들은 말하네. 밤이 되면

  그는 단지 울기만 한다고.

  먹지도 않고, 그저 술잔을 기울이기만 한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그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하늘까지도 전율한다고.

  그녀 때문에 얼마나 괴로워했는지,

  죽어가면서도 그녀를 불렀다네.

 

  아이아이아이 노래하네.

  아이아이아이 신음하네.

  아이아이아이 노래하네.

  치명적인 열병에 걸려 죽어가네.

 

  어느 슬픈 비둘기 한 마리가

  이른 아침이면 와서 노래하네.

  쓸쓸한 그의 빈 집을 찾아와

  작은 문이 있는 그 집 앞에서.

 

  사람들은 말하네.

  그 비둘기가 바로 그의 영혼이라고.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는

  그 불쌍한 여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꾸꾸루꾸꾸 비둘기야.

  꾸꾸루꾸꾸 울지 마라.

  돌맹이들은 절대로, 비둘기야

  사랑에 대해 알지 못한다.

 

  꾸꾸루꾸꾸

  꾸꾸루꾸구

  꾸꾸루꾸꾸

  비둘기야, 울음을 그쳐라.

 

 

                             ― 가사 : '체인점의 로망(cdlung)'의 블로그 《꾸꾸루꾸》등 참조

 

 

 

 

 

  울지 마, 리우

  울지 마, 그 해변 사람들

 

  다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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