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잠들기 전,
그날 일들을 떠올려봅니다.
하루 또 하루, 소중한 시간이 흘러갑니다.
'그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도 별로 없고 만나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까 하루하루가 별일 없이 지나갑니다.
'그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잠든 새 별일 없으면 내일 아침에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고맙습니다.
일어나지 못하게 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언제일지 모르지만 정말 그렇게 될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잠 속으로 들어갑니다.
한없이 빨려 들어갑니다.
아내는 그렇게 빨리 잠드는 걸 보고 "죽을 때도 그렇게 쉬울 것"이라고 합니다.
채 5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혹 아쉬움도 담은 것인가 하고 그 표정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이런 생각도 합니다.
― 그렇게 영영 잠들 때에도 '참 좋다'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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