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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꼴'이라고 해야 할지, 시인은
남들 다 받는 '수도권 전철 무임 승차 카드'를 받고 감개무량해 합니다.
나는 오래 전에 받았습니다.
처음엔 미안하고, 공짜여서 좋기도 하고, 나이드는 것도 괜찮다 싶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고,
오히려 걸핏하면 짜증이 나고,
노인 문제로 골치 아플 사람들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걸 가지고 괜히 화가 좀 나기도 하고,
심지어 이래 가지고 어디 살 수나 있겠나 싶어질 때가 늘어나는 셈인데
저렇게 좋아하는 시인을 보고
갑자기 쑥스러워집니다.
어떻게 하여 저렇게 나이들 수 있었을까 궁금해집니다.
시인이어서 그렇다면 어쩔 수 없고, 시인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시인은 시를 쓰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우선 살아가는 일부터 서로 다르고
사실은 각자 살아가는 세상도 다르다고 생각하니까
세상이 훨씬 더 쓸쓸해집니다.
2012.10.20. 점심식사를 한 식당에서의 정원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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