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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詩 읽은 이야기

박승우「꽃피는 지하철역」

by 답설재 2022. 6. 18.

꽃피는 지하철역

 

 

박승우(1961~ )

 

 

지하철역 이름이 꽃 이름이면 좋겠어

목련역, 개나리역, 진달래역, 라일락역, 들국화역꽃 이름을 붙이면 지하철역이 꽃밭 같을 거야. 친구야, 오늘 민들레역에서 만날래?’ 이 한마디로도 친구와 난 꽃밭에서 만나는 기분일 거야.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늘 꽃 이름을 부르겠지

원추리, 백일홍, 바람꽃, 금낭화, 물망초자주 부르다 보면 사람들도 꽃이 된 느낌일 거야. 이번 정차할 역은 수선화역입니다. 다음 역은 채송화역입니다

지하철 방송이 흘러나오면

사람들이 송이송이 지하철을 타고 내리겠지

사람들한테 꽃향기가 나겠지.

 

 

그새 또 8년이 지났네? 2014년 5월 14일(수) 조선일보에서 봤으니까('가슴으로 읽는 동시' 아동문학가 이준관 소개).

 

오월의 지하철역은 꽃 이름이 아니어도 어디나 꽃향기가 난다. 노란 모자를 쓴 아이들은 민들레역에서 내리고, 꽃무늬 가방을 멘 아이들은 라일락역에서 내린다. 서로 이름은 몰라도, 서로 가는 곳은 달라도, 나란히 의자에 앉아 사람들은 꽃다발 묶음처럼 서로 어깨를 기대고 간다. '이번 정차할 역은 수선화역입니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는 오월의 지하철역에서 내리는 사람들한테서는 꽃향기가 난다.(이준관, 부분)

 

블로그 "시냇가 작은마을"(맑은샘)에서 야생화 사진을 보고 이 동시를 찾았어.

1980년대 후반 어느 해였지 아마? 이화여대 강우철 교수를 만나러 간 길에 야생화 사진이 실린 예쁜 책자를 샀었지.

소사동에서는 그걸 거의 다 붙여 만든 액자를 거실에 걸어두고 살았었는데...

별 생각이 다 나네?

'꽃피는 지하철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