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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오바마, 어디 앉아 있나요?

by 답설재 2011. 5. 6.

 

그야말로 '자고나면' 한국교육을 칭찬하고 부러워하는, 한때 그 대한민국의 교육자였던 저로서는 그 칭찬과 부러움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그 오바마 대통령이 보이는 사진입니다.

 

빈 라덴을 사살하는 일이니까 심각한 표정들입니다. 저 사진을 본 이튿날 신문에는 무장도 하지 않은 빈 라덴을 죽인 건 비신사적이어서 문제가 된다는 투의 기사도 보였습니다. 저로서는 그런 건 모를 일입니다. 9·11 테러 행위 때는 미국인들이 무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빈 라덴 측에서 테러를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었다는 뜻인지, 아니면 빈 라덴의 저택에 들어가보고 "에이, 무장도 하지 않았네." 하고 되돌아 나오거나 "어이, 이것 봐! 얼른 무장을 하든지, 아니면 순순히 이 오랏줄을 받아!" 했어야 한다는 뜻인지 알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제가 이승을 영영 떠나기 전에 세상이 평화로워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은 절실합니다. 정치가들도 힘쓰고 있고, 종교 지도자들도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잘 되어 가겠습니까?

 

 

 

이 사진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오바마가 앉은 자리 때문입니다. 복장이야 몇몇을 제외한 다른 이들도 자유로워 보이니까 그렇다 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오바마와 그 측근들에게 얼른 이렇게 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오바마, 지금 어디 앉아 있습니까? 당신은 대통령이잖아요."

"여러분! 저기 대통령이 와 있습니다. 보이지 않아요? 지금 그렇게 정신이 없나요?"

 

 

 

 

 

조선일보(http://www.chosun.com)에서 검색 : 보도는 2011.5.4.A1.

 

 

 

 

우리 사회에서도 이런 사진을 흔히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그게 당연한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선거 때만 그러면 너무 얄팍하지 않겠습니까?

 

오해하진 마십시오. 대통령에 관한 얘기가 아닙니다. 가령, 어느 부처 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사진을 찾아보십시오. 표창장을 받은 사람들은 주변에 서고, 장관과 관료들이 앞에 앉거나 중심에 서는 것이 우리의 정서입니다. 장관들 얘기만도 아닙니다. 하다못해 동장, 읍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니까요. 교장은 어떻습니까? 교장은 구세대니까 그렇고 교사들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까? 그럼 그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저는 지금 그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와 미국은 전통문화가 다릅니까? 다르면 뭐 합니까? 편한 건 다 닮아가고 그런 건 닮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감히 어디서 가운데 서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