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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논단

우리 교육에 독도를 위한 지침이 있나

by 답설재 2010. 5. 6.

독도문제를 둘러싼 최근의 한·일 관계에 대해 우리 교육계는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해묵은 이 과제에 대해 교육적으로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있기나 한 것일까.

 

사실은 교육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간의 첫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 언론은,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한) “역사 직시할 용기 있다”(일)는 표현을 내세워 보도했다. 이어 10월초에 서울에서 열린 두 번째 회담에 대해서도 “과거와 싸우면 미래가 훼손된다”며 ‘新한·일시대 신호탄’이라고 표현했다. 또 과거사에 ‘전향적’인 입장인 하토야마는, 일본의 침략전쟁과 아시아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혀왔다면서, 1995년 8월 15일 전후 50주년 종전기념일에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가 공식적인 사죄의 뜻을 표명했던 담화를 새삼스럽게 부각시켰다. 심지어 김치와 막걸리를 찾은 하토야마 부부의 ‘한류사랑’, 한류배우와의 만남, 한·일 축제 참가 같은 기사를 대부분의 언론이 크게 썼는데, 이런 현상은 총리가 바뀔 때마다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해놓고 이제 와서는 “하토야마, 역사 직시한다더니…” 하고 저들의 얕은꾀에 속아 넘어간 바보 같은 제목의 기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일본 외교청서 확정에 대해 “우리 정부, 日 공사에 항의, 강경 대응”이라는 제목도 보이지만, 그 정도는 한·일문제만 등장하면 보아온 기사일 뿐이다.

 

일본은 아베 총리 당시 ‘강한 일본’의 기치아래 교육기본법을 바꾸어 애국심을 강조하고, 이어 초·중·고 학습지도요령 개정 및 그 후속작업을 예정대로 진행해왔기 때문에 이미 오래 전에 독도를 일본 땅으로 기술하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2008년 7월, 마치무라 노부타가 관방장관과 도카이 기사부로 문부과학상이 “우리나라와 한국 사이에 다케시마를 둘러싸고 주장에 차이가 있다는 점 등을 가르쳐…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중학교 사회과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을 공표하지 않았는가. 당시 후쿠다 야스오 총리도 나서서 “우리나라(일본) 역사, 영토에 대한 사고방식을 가져야 함은 당연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 이튿날에는 “한국의 반발은 시간이 가면 가라앉을 것”이라고 덧붙이기까지 하지 않았는가.

 

저들은 지난해 12월 고교 지리·역사 학습지도요령해설을 발표하면서도 “중학교에서의 학습에 입각, 영토문제에 대해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우회적 기술을 해놓고, 그것이 마치 우리나라를 배려한 것처럼 비치게 했고, 우리 언론은 일본의 그 의도를 잘 전해주는 한심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므로 이번에 일본 정부의 검정을 통과한 초등학교 5학년 사회 교과서 5종이 모두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기술한 것이나 모든 초·중·고 지도에 독도를 시네마현 다케시마로 표시한 것은, 전혀 예상외의 일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하토야마 정권은 약한 것 같지만 독도문제의 교과서 기술에 대한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완성한 정권이며, 이제 모든 일본인은 초등학교 때부터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것을 철저히 학습하게 되었다.

 

우리 정부는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므로 당연히 한계가 있는 대응을 해왔다. 이번에도 주한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했고, 국회도 “독도 침해 교과서 철회하라”는 규탄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시민단체들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왜곡된 교육정책 철회”를 주장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달라진 것도 없이 다시 조용해졌지만 일본은 당초 계획을 하나하나 그대로 실행했다.

 

역사는 강한 나라의 의지를 중심으로 실현되고 기술된다. 이제 우리도 달라져야 한다. 독도문제만 불거지면 상투적으로 관련 과목의 위상, 수업시간 부족이나 문제 삼는 행태는 그만둬야 한다. 어떻게 하면 철저한 자료 확보·보전을 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암기중심 수업을 탈피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호응하는 사회·지리·역사수업을 전개할 수 있을지 연구해야 한다.

 

                                                                                                                     

 

 

"독도연구소"에서 가져온 지도

 

 

 

지난 1월 1일자 신문에「2010년 교장으로 살아가기」라는 시론을 쓴 이후, 오랫동안 쓰지 못했습니다.

 

어쭙잖은 그 병원에 제발로 걸어 들어가 고생만 한 지난해 12월 이후, 올 1월에는 다른 병원에 가서 심장을 고쳤습니다. 그것만 해도 난생 처음이었는데, 올 2월은 그 후유증 때문에 제 정신도 아니었고 저의 41년 공식적인 생애 마지막 달이었으므로 허겁지겁 돌아나왔습니다. 그리고는 터무니없이 조용한 3월, 4월이 가고 5월이 왔습니다.

 

신문사에서는 가끔 전화만 했습니다. 이틀에 한 번씩 쓰는 칼럼을 맡기려는 눈치도 있었으나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안 되겠구나' 싶었던지 시론을 써달라고 했습니다.

돈도 주지 않는 원고지만, 그게 더 고마워서 멋진 글을 써주고 싶기는 합니다.

 

 

P.S. 이름 옆의 (  ) 안에 뭐라고 써넣어야 하겠는데, '교육 칼럼니스트'라고 하기도 쑥스럽고, 아무리 생각해도 '전(前) ○○초등학교장'도 싫고, 그것조차 어렵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