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서는「학교교육과정 평가지표 개발 및 적용」을 주제로 도 지정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이지만 제가 할 일은 없어졌습니다. 그때는 제가 교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올해 연구보고서를 보고, '아, 이 보고서는 교장이 썼겠구나' 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보고서가 인쇄되어 나왔을 때 제가 우리 학교 연구부장과 나눈 대화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참 잘 됐습니다."
"다, 교장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건데요."
"제가 뭘 가르쳐주었습니까. 다 연구부장이 알아서 했는데……."
글자 한 자까지 책임이야 제가 지겠지만, 실제로 제가 쓴 부분은 딱 한군데입니다. 그건 용어의 정의 중 다음 한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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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 용어도 연구부장이 이미 정의해 놓았던 것 같습니다. 그 원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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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걸 보고 얼른 이 정의를 보고서에 실어달라고 했는데, 그는 제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아마 몇 줄 안 되는 거지만 그거라도 넣어 줌으로써 저에게 참여의식을 갖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입니다. 지금 확인해 봐도 그가 정의한 것이 더 간결하고 우리 학교 보고서의 성격에 맞는다는 걸 저라고 왜 모르겠습니까. 그걸 저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인물입니다. 우선 추상적으로 얘기해도 그는 다 알아듣습니다. 그래서 그와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하면 재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알아듣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이 연구의 내용은 우리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실제로 활동한 것에는 한 치의 가감이 없어서 모두들 수고가 많았지만, 그걸 논리적으로 말하라면 아주 간단하여 한두 마디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교교육과정 평가를 연간 1~2회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아주 유치한 일이므로 연중 상시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그 방법도 설문조사 위주여서는 전혀 효율적이지 않으므로 평가되어야 하는 내용에 따라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뭐, 그 정도라고 하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연구의 공개보고회가 신종 플루 때문에 취소가 되었으니 기가막힐 정도는 아니라 해도 참 어이없고 허탈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연구보고의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우리 학교 홈페이지의 1차년도 보고서를 한번 보십시오.
교육과정의 구성 요소를 목표와 내용, 방법, 결과와 그 과정에 대한 평가 및 환류로 나눈다면, 그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혹은 '더' 중요하겠습니까.
저는 그걸 따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덜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부분을 소홀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며, 그러한 구성 요소 중에서 덜 중요한 것이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면, 교육과정을 이루는 구성 요소를 처음부터 그렇게 나누지 않아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순환과정 -즉, 목표→내용→방법(적용, 운영)→결과 및 그 과정에 대한 평가와 환류→계획→……의 과정- 에서 핵심적인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는 것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평가입니다. 이러한 순환과정을 간단히 계획→실천(운영)→결과 평가로 나누어 살펴보면, 계획에만 주안점을 두면 '번지르르한 계획'이 되고(그런 계획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운영에만 중점을 두면 중구난방, 백가쟁명이 되기가 쉬울 것은 당연하므로 '힘이 센' 사람의 독주와 횡포가 횡행할 가능성이 충분해집니다(이런 학교가 실제로 어느 정도일 것 같습니까?).
그러나 계획도 잘 세우지 않고 실천에도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 평가는 철저히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있을 수 없으므로 -그건 아예 말이 되지 않으므로- 평가에 초점을 둔다는 것은 자연히 매우 바람직한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가는 새로운 계획을 염두에 두는 행위이고, 평가가 예정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충실한 과정을 보장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년에는 이러한 시스템이 학습지도와 생활지도 전반에 구체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야말로 저의 '희망 사항'입니다. 우리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은, 우리 학교의 교육 프로그램이며, 그러한 프로그램이 학습지도와 생활지도에서 구체화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그걸 실천하기 위한 "접근이 이루어졌다",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이제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고, 선생님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2010년에는 말없이 그것이 이루어져 가기를 기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이 나날이 더 행복해지고, 그 학생들 때문에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이 모두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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