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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육과정·교과서

미래형 교육과정 개정 시안 개요

by 답설재 2009. 11. 25.

지난 11월 18일, 이른바 ‘미래형 교육과정’에 대한 제2차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우리는 ‘미래형 교육과정’이라고 부르지만,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지난 9월부터 아예 ‘2009 개정 교육과정’이라고 부릅니다. 2009년에 개정되면 그때부터는 당연히 ‘2009 개정 교육과정’이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오는 12월말 개정 고시를 목표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정 교육과정에 대해 이처럼 가칭('미래형 교육과정')을 쓴 사례는 전례가 있습니다. 제7차 교육과정의 경우입니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이 교육과정 개정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는 ‘교육과정 2000’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던 것입니다. 그 당시는 아직 20세기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다가오는 2000년대에 대해 무한한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교육과정 2000’이라는 용어도 매우 의미 깊게 여겨졌습니다.

저는 ‘미래형 교육과정’ 공청회에 참석하지도 못했고 공청회 자료집을 구해보지도 못했습니다. 어쩌다가 인터넷으로 돌아다니는 자료를 통해 ‘아, 이렇게 되어가는구나’ 하고 짐작해볼 뿐입니다. 한때 ‘교육과정이 아니면 다 시시한 일’이라고 여길 만큼으로 살았지만 이제는 평정심을 갖게 되었는지, 아니라면 그만큼 소외된 사람이 되고 말았는지 두 가지 중 한 가지 경우일 것입니다. 이젠 섭섭하거나 그렇지도 않습니다.

다음은 '미래형 교육과정' 개정 시안의 개요입니다.

 

 

'2009 개정 교육과정'(미래형 교육과정) 시안 개요



□ 개정배경 및 경과

 ○ 단위학교 차원에서 유연하고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부담 경감 및 학교교육 정상화      도모 ○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대통령 자문기구)에서 교육과정 개정 논의를 시작, 우리부에 “미래형 교육과정      구상”을 제안(’09.9.8) ○ 우리부는 제안된 내용을 바탕으로 「2009 개정 교육과정」 개편 추진 계획을 발표(’09.9.10.)하고 개정 시안     을 개발 중   - 「2009 개정 교육과정」 1차 공청회 개최(’09.9.29)    - 4,473명의 초‧중‧고교 교원‧학생‧학부모 및 입학사정관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09.10.14~10.28)   - 연구학교 579개교를 대상으로 현장 적합성 검토(’09.10.20~10.29)

□ 개정방향

 ○ 학기당 이수 교과목 수 축소(10~13과목→7~8과목)를 통한 학습의 효율성 제고 ○ 창의적 체험활동 도입(진로·봉사·동아리활동 등)을 통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 인재 양성 ○ 고교 교과 재구조화를 통한 학생의 핵심 역량 강화   - 모든 학생이 이수해야 하는 기초교과(국어, 수학, 영어, 과학, 사회) 외에는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      택․ 집중해서 학습 ○ 교육과정 자율화(과목별 20% 자율증감 운영 등)를 통한 학교의 다양화 유도

 

 

□ 학교급별 개정 중점


① 공통사항 ○ 용어 정리   -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공통 교육과정, 선택중심 교육과정→선택 교육과정   - 초‧중학교 교과명 변경 : 외국어(영어)→영어   ※ 학생의 폭 넓은 인성 육성 →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 인재 양성 ○ 학년군, 교과군 개념 도입 → 집중이수제 유도   - 각 학년군별 학업성취도관리 및 교과목 편성 안내   - 전입학생이 특정 교과목을 이수하지 못할 경우, 학교에서 ‘보충 학습 과정’ 신설 등을 통해 학습 결손 예방 ○ 창의적 체험활동(진로활동, 봉사활동, 동아리활동 등) 신설 :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을 통합  ○ 교육과정 자율권 확대   - 교과군별 기준시수를 20% 증감 운영이 가능하고, 교과군내 교과별 시수는 단위학교가 결정

   - 고교 전 교과목을 선택으로 전환


② 초등학교 ○ 초등 1‧2학년 통합교과(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 및 시수 유지(1,680시간) ○ 초등 1‧2학년 적응교과인 ‘우리들은 1학년’을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으로 반영 ○ 정보통신활용교육, 보건교육, 한자교육 등 반영 방안 제시   - 교과(군)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용하여 지도 ○ 초등 ‘돌봄활동’ 지원 사항 신설(교육청 지원사항)
③ 중학교 ○ 선택과목으로 ‘진로와 직업’ 과목을 제시하고, 중학교 단계에서의 진로교육 강화 ○ 학기당 이수과목 수를 가능한 8개 이하로 편성
④ 고등학교 ○ 총 이수단위 : 204단위   - 교과 : 180단위(필수 : 116, 학교자율 : 64), 창의적 체험활동 : 24단위

  ※ 기초(국,영,수) : 45단위, 탐구(사회, 과학) : 35단위, 체육‧예술 : 20단위, 생활‧교양 : 16단위

 ○ 학기당 이수과목 수를 가능한 8개 이하로 편성 ○ 단위학교에서의 교과목 개설 가능 ○ 학교에서 선택과목을 개설하지 않은 경우, 그 과목을 개설한 다른 학교에서의 이수를 인정 ○ 대학선이수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교육과정과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인정 ○ 체육·음악·미술 과정 등의 소수과정을 개설하는 학교의 경우, 지역중점학교 및 지역사회학습장 등을 활용
⑤ 기타 ○ 단위학교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학교교육과정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학교 교육과정 위원회’ 운영 ○ 교과 교실제 운영의 활성화 유도 ○ 학습부진아, 다문화 가정 자녀 등에 대한 특별한 배려와 지원 ○ 학교 교육과정 편성‧운영 지원을 위한 국가 및 시‧도교육청 지원 사항 신설   -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을 위해 학교가 활용 가능한 ‘지역 자원 목록’ 작성 제시

   - 전문계고 산업체와 협력하여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

 

 

참으로 큰 변화가 일겠구나 싶었는데, 보시다시피 초등 1‧2학년 통합교과(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즐거운생활) 및 시수 유지(1,680시간), 학교생활 적응교과인 ‘우리들은 1학년’을 창의적 체험활동 내용으로 반영, 정보통신활용교육, 보건교육, 한자교육 등을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용하여 지도, ‘돌봄활동’ 지원 사항 신설(교육청 지원사항) 정도의 변화라면(통합교과에 대해서는 변화가 아니지만), 당초의 계획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변화를 추구하자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처럼 여론을 반영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공청회'나 '의견수렴' 등의 과정이 영 형식적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초등이고 중등이고 우리나라의 교과목 수는 아무래도 많은 편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원론적으로는 줄여야 하겠는데, 막상 줄이려니까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신과 관련 있는 교과에 대해서는 학자들이나 현장교사들이나 행정가들이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옹호하고 설명하고 '투쟁'하기 때문입니다.

집중이수제는 어떻습니까? 개정 고시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사실은 현재처럼 기초교과(국어, 수학, 영어, 과학, 사회)를 연달아 가르치고 배우다가 음악이나 미술, 체육 같은 교과를 공부해보는 것은 교사에게나 아이들에게나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교육과정 자율화(과목별 20% 자율증감 운영 등)를 통한 학교의 다양화를 유도하고,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을 '공통교육과정', '외국어(영어)'를 '영어'로 그 명칭을 변경하고, 학생의 폭 넓은 인성 육성을 위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창의 인재 양성에 힘써도록 한다면 그것도 변화일 것입니다.

 

그러나 크게 아쉬운 것도 있습니다. 당초부터 '미래형 교육과정'이라고 불러온 것처럼 우리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비전, 우리 교육의 미래지향적인 비전 같은 게 뚜렷하게 보이는 교육과정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것입니다."이제부터는 학원에도 다니며 죽자사자 공부해봐도 별로 소용이 없는, 학생들이 책도 마음껏 읽을 수 있고, 마음놓고 여행도 다니고, 단체활동 같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그렇게 할수록 훌륭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 교육과정이다! 학생들을 학교에 맡기면 사고력, 창의력 같은 고급의 능력을 기르는데 효과적인 교육과정이다!"그렇게 선포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교육과정 속에 우리나라의 비전, 가치관이 보이는 그런 교육과정이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너무나 많이 공부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는 실현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억지를 부려보았지만, 그런 교육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간절합니다.

 

늘 예시하는 자료를 또 읽어봅니다.

 

The curriculum is mirror that reflects America's dreams for its next generation. It is through the school curriculum that Americans attempt to translate their values into reality. Therefore, no area of this nation's schooling has such a difficult, complicated, and dramatic history as the school curriculum.

 

- ArthurK.Ellis,JamesA.Mackey,AllenD.Glenn(1988), The School Curriculum, Massachusetts : Allyn and  Bacon. 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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