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BTS2

BTS "봄날" 나는 요즘 우울합니다. 우울한 날에도 늙어가긴 합니다. 뭘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도 시간은 갑니다. 혼자서 BTS 부산 공연 실황 중계방송을 보던 밤이 떠오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보라색 함성'이 지금도 다 그대로 "보입니다". 그때도 나는 우울 모드였는데 아, 이런... 그때는 지금보다는 덜 우울했고 나았던 것 같습니다. 그 가을밤이 그립습니다. 지금 생각하니까 그 때가 '가을밤'이었습니다. 그런대로 좋은 가을밤이었었습니다. '봄날'이었지요, 아마? 그들이 끝에, 개별로 이별 인사를 하기 전에, 그러니까 공연 마지막에 불러준 노래... 봄날... 그들은 다시 오겠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이 원하면 오겠다!"고 했습니다. 여러분? 나는 그 "여러분"의 한 명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며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2022. 11. 14.
"어린 시절 별을 보며…" 1 곧 85세가 될 노 학자가 방탄소년단 노래를 들어봤는지 물었습니다. 뭘 듣고말고 하겠습니까? 본래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고 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물었다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듯 그렇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뭘 듣고말고 하겠습니까?" 내가 이 나이에 그런 노래를 듣게 생겼느냐는 듯 대답했을 것입니다. 이러는 건 자랑일까요? 어쭙잖은 나이 자랑…… 그렇다면 한심한 자랑인 거죠. 그날 그가 그 질문을 하는 순간, 나는 당장 부끄러움을 느꼈고, 들어오자마자 인터넷에 들어가 짤막짤막하게 소개되고 있는 그들의 노래를 숨을 죽이고 몇 번씩 들어보고 있었습니다. 2 이럴 줄 알았더라면 방탄소년단이 유엔에 가서 노래를 불렀다던가? 연설을 했다던가? 뭘 어떻게 했다는 그 신문기사를 읽었을 것입니다... 2018.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