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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행복만을 보았다2

그저 손만 맞잡고 있다 내 옆에는 노부부가 앉았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꼭 맞잡고 있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기도를 하는 것 같다. 방금 할머니가 할아버지한테 닭고기를 잘라 주고, 자기 것에서 완두콩과 마늘 조각도 골라내 할아버지한테 주었다. 할아버지는 음식을 천천히 씹는다. 할머니가 한 번씩 할아버지 입을 닦아준다. 할머니는 할아버지한테 두 시간마다 약봉지를 건네는데, 할아버지는 먹을 때마다 약 넘기는 걸 힘들어하신다. 그러면 할머니가 할아버지 고개를 뒤로 젖혀 물과 함께 알약이 넘어가도록 해주신다. 두 사람은 영화도 보지 않고, 책도 읽지 않고, 서로 얘기도 하지 않는다. 그저 손만 맞잡고 있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손을 저렇게 잡고 있겠지. 그땐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겠지.  《행복만을 보았다》(그레구아.. 2024. 12. 16.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행복만을 보았다》 《행복만을 보았다》 On ne voyait que le bonheur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문학테라피 2015 1 되는 일이 없습니다. 아내는 함께 일하는 사내와 바람을 피고, 아버지는 병들었고 짐스럽고, 괜히 잘하는 척하다가 직장(보험회사)에서 쫓겨나고…… 총을 구해 딸부터 쏘았는데 얼굴 반쪽이 날아갔지만 다행히 죽지는 않았습니다. 감옥에서 나온 그는 멀리 멕시코 해안에서 어느 외로운 모자(母子)를 만나 행복해지는데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극복한 딸이 그를 찾아옵니다. 2 제목만 보고는 무슨 생활철학 얘긴 줄 알았습니다. 첫 부분입니다. 인생이란 결국 별 수 없다는 건지……. 한 사람 목숨의 가치는 대개 3만에서 4만 유로 사이를 오간다. 나는 그 가치를 매기는 일을 했다. 한 사람 인.. 2018.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