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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생의 자존심2

체벌과 아이의 자존심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75 체벌과 아이의 자존심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장마가 계속되던 어느 여름날, 매를 맞을 네댓 명에 들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지금도 모릅니다. 담임은 다짜고짜 각자 몽둥이를 만들어 오라고 했습니다. 너무 가느다란 건 불리할 게 뻔했습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그 비를 맞으며 학교 뒤 아카시아 숲을 향해 뛰었습니다. 우산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빗물 때문에 눈물이 흐르는지는 몰랐습니다. 제 자존심도 빗물과 함께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렇게 뛰었지만 칼을 가진 아이가 단 한 명이어서 그 빗속에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그 기억이 강하여 그날 얼마를 맞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유만 알면 좀 맞는 것쯤은 괜찮습니다. 5·6학년 때는 다시 늘 상장, 표창장을 받았고 아무도 저.. 2007. 8. 29.
어머님의 그 따님은 도대체 무얼 그리 잘못했습니까?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어머님의 그 따님은 도대체 무얼 그리 잘못했습니까? 그때가 아마 초가을이었지요? 그때 그 자리에서 말씀드리지 못하고 이제와서 그 일을 따지고 싶어 하는 제가 좀 비굴하다고 생각되십니까? 그건 아닙니다. 저는 그동안 그 일을 한시도 잊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어머님께서는 그 예쁜 따님을 막무가내로 꾸중하고 있었습니다. 따님은 줄곧 아무말도 못하고 어머니의 짜증 섞인 고함을 맨몸으로 소나기 맞듯 듣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듣기만 한 건 아니었군요. 교실에서 방금 내려온 듯 신발주머니에 실내화를 넣고 신발을 갈아신고 있었습니다. 마침 저는 후관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기가 정말 난처하여 못 본 척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혹 제 모습을 보셨는지요? ..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