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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표절4

장 자크 피슈테르 『표절』 장 자크 피슈테르 Jean Jacques Fiechter 『표절』 최경란 옮김, 책세상 1994 1 복수 혹은 완전범죄 얘기입니다. 인기작가 니콜라 파브리가 마침내 콩쿠르상까지 받게 되자 그를 추앙하고 그의 작품을 출판하며 살아온 그의 친구 에드워드 램은 속이 상했습니다. 니콜라 파브리가 온갖 명예를 다 누리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모조리 그의 팔에 매달려 까무러치는데 비해 자신은 늘 그의 그늘에서 노예처럼 지내며 누구의 눈길도 끌지 못한 채 심한 열등의식으로 불행한 나날을 보냈기 때문이었습니다. 증오와 절망감으로 허덕이던 에드워드는 니콜라가 콩쿠르상을 받게 된 소설 "ㅅ랑해야 한다"를 읽고 자신이 영혼을 바쳐 사랑했던 소녀 야스미나조차 그에게 빼았겼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로부터 잔인하고 냉혹한 복수극.. 2018. 1. 21.
내 이름이 처음으로 실린 책 ♬ 중학교 입시에서부터 낙방을 하고 읍내 사립 중학교에 보결1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우리 학교는 일부 교실과 운동장만 현대식이었지 교무실과 서무실, 대부분의 교실, 강당 등이 모두 옛날 향교 건물이었습니다. 농담이었겠지만 학교에 불이나 났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어느 날 밤, 정말로 불이 나서 조선시대에 지어진 그 훌륭한 목조 강당 건물이 순식간에 홀딱 타버렸습니다. 학교 일이라면 교장선생님보다 더 자주,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게다가 우리에게 한문도 가르치는 서무선생님마저도 멀찌감치 서서 "허 참! 허 참!" 하는 동안, 어른들이나 아이들이나 구경만 했고, 소방차가 오기는 했지만 이미 상황이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후여서 "접근금지!"만 외치고 있었습니다. 몇몇 학.. 2014. 7. 9.
밀레와 고흐-'가짜박사라도 해둘걸...' 밀레와 고흐의 이야기가 있다. 『SAMSUNG & U』(2013. 3/4, 63)에 빈센트 반 고흐의 을 주제로 한 「롤모델을 따라 인생의 주연이 되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조물주는 모든 인간에게 천재적 능력을 선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조물주는 평범한 피조물이 의지하고 따를 수 있는 롤모델을 여럿 빚어놓았죠. 롤모델의 업적과 범부의 창의력이 만나 세상이 더 윤택하고 새로워졌으니 그 빛나는 피조물 중 한 명이 밀레를 롤모델로 삼아 위대한 화가로 거듭 태어난 빈센트 반 고흐입니다. 『SAMSUNG & U』 2013. 3/4, 64쪽. 『SAMSUNG & U』 2013. 3/4, 62쪽. 『SAMSUNG & U』 2013. 3/4, 67쪽.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나는 누구의 것을 그대로 베꼈습니다." 그.. 2013. 6. 21.
가짜박사 표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학자, 교수,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 행정가, 심지어 운동선수 출신 유명인사……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될 사람들만 그런 짓을 한 것 같은 느낌인 걸 보면 '또나개나' 박사이고 '아무나' 박사학위를 받는 세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들은 이번에도 세상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2003년에도 야단이더니 10년마다 불거지는군…… 다 그렇고 그런 세상에 뭘 그리 야단인지 원……' 이런 관점이면 앞으로 10년 후, 그러니까 2023년 경에는 '표절' 문제가 또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어느 배우의 심경 고백은 자못 솔직해서 동정이 일기도 했다. 석사학위 표절 때문에 몸무게가 4킬로그램이 줄었다는 것이었다. ♬ 그런 기사를 보면.. 2013.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