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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을 읽는 이유4

책을 읽는 인간이… 책을 읽는 인간이… 1 두고두고 가슴을 떠나지 않는 말이 있습니다. "책이나 읽으면 뭐가 나온다더냐?" 그렇게 원망한 인간, 그렇게 빈정대고 조롱한 인간, 그 인간과는 지금 헤어져서 지내고 있습니다. 아내도, 말은 하지 않지만, 얼마든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입장입니다. 책이나 읽으며.. 2019. 3. 1.
독서 메모 (1997) "안 돼요. 깨끗하게 해야지요. 당신은 북 세이버(book saver)니까, 책에 먼지가 끼는 걸 원하지 않을 거잖아요. 당신은 북 세이버 맞죠?" 북 세이버. 크로아티아에서는 그와 같은 사람들을 그렇게 부를까? 북 세이버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 책이 망각 속으로 빠지지 않게 하는 사람? 읽지 않는 책에 집착하는 사람? 그의 서재는 마루에서 천장까지 책들로 빼곡하다. 다시는 펼치지 않을 책들이다. 읽을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다. 소설 『슬로우 맨』의 한 장면입니다(존 쿳시 J. M. Coetzee / 왕은철 옮김 《슬로우 맨 SLOW MAN》 들녘 2009, 65.) '이 사람도 그렇구나.'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모으는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고, '간간히' '한꺼번에' '많이'.. 2018. 1. 25.
책만 읽으면 뭐가 나오냐? (Ⅰ) "책만 읽으면 뭐가 나오냐?" (Ⅰ) 아내와 자식들이 들으면 섭섭해하고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아, 저런 사람을 믿고 살았다니!……' 그렇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실망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고, 이렇게 중얼거리며 현실을 조금은 수긍해 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줄 다 알.. 2013. 9. 12.
저는 이런 책을 읽었습니다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90 저는 이런 책을 읽었습니다 여러 분이 '좋은 책을 소개하는 글도 좀 써라"고 부탁하셨으므로 오늘은 그 답을 써보려고 합니다. 우선 '어떤 책을 읽었느냐?'고 하시면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물음과 같고, '어떤 책이 좋은 책이냐?'고 하시면 '너는 어떤 사람이냐?'를 묻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제대로 답하기는 영 불가능할 것 같으므로 단편적으로 답하겠습니다.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하시겠지만 저는 아무 책이나 읽고, 편협하다고 하시겠지만 대체로 제가 하는 일과 연계하여 해석합니다. 직업을 속이기가 어렵고 나이가 들수록 외길로 가기가 쉬운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것을 말씀드리고 오늘은 20세기 마지막해인 1999년에 읽은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니시자와의 『암기편중교육에 ..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