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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지겨운 사람2

늙으면 왜 지겨운 사람이 될까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어서일까, 교육부에 들어가 맨 처음 만난 사람 중 한 명인 C가 찾아오겠다며 '쐬주 한 잔 할 수 있는 식당'을 찾아달라고 했다. 모처럼 만나면 어색할까봐 그랬겠지, 우리가 다 아는 사람 둘을 대며 함께 가도 좋겠느냐고 물었다. 네 명이 반갑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았을 때 이 자리를 마련한 그에게 감사 인사 겸 근황을 묻고 싶었는데, 교육부 근무 기간이 겨우 2년 정도였지 싶은 O가 이야기를 시작했고 '이제는' '이제는' 하며 우리도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았지만 그는 아예 잠시도 틈을 주지 않았다. 누가 서두만 꺼냈다 하면 말도 끝내기 전에 그가 얼른 받아서 늙으면 뼈를 조심해야 하고, 근육은 한번 생기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퍼져 나간다느니, 인대는 구조가 어떻.. 2023. 5. 7.
소극적으로 살기의 즐거움 전에도 소개한 적 있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버트런트 러셀은 「지겨운 사람들에 관한 연구」라는 글에서 지겨운 사람이 되는 갖가지 방법들과 그것을 피하는 방법들을 정리해 일곱 권으로 된 학술논문을 쓸까 생각 중이라고 너스레를 뜰고 난 다음, 그 일곱 가지 부류의 기본에 속하는 사람으로 ❶ 계속되는 변명으로 지겹게 하는 사람, ❷ 지나친 근심으로 지겹게 하는 사람, ❸ 스포츠 이야기로 지겹게 하는 사람을 들었습니다. 그가 그 다음으로 든 지겨운 사람은, ❹ 현학적인 태도로 지겹게 하는 사람, ❺ ( ), ❻ 허풍, 즉 자화자찬으로 지겹게 하는 사람, 말하자면 ‘속물’, ❼ 지나친 활기로 지겹게 하는 사람, 최악의 부류로 거의 예외 없이 여자들이라고 했습니다(여성들이여! 어쩔 수 없이 인용합니다. 미안합니.. 2012.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