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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위수정2

위수정(단편소설) 「없음으로」 위수정(단편소설) 「없음으로」 『현대문학』 2023년 10월호 위수정이라는 소설가가 있다. 프로필을 보면 '1977년 부산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2017년 『동아일보』 등단, 소설집 『은의 세계』, 〈김유정작가상〉 수상'으로 되어 있다. 이 단편 말고 전에도 이 작가의 단편을 읽은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순식간에 읽었다. 다 그럴 것 같은 장면들로 이어진다. 평론가들은 평론을 하고 나는 이 소설을 다 옮겨 쓸 수는 없어서 두 군데를 옮겨놓기로 했다. 이 부분을 보면 언제라도 생각날 것 같았다. 화자 세진이는, 애인을 죽여서 뒷마당에 묻은 살인자 세준과 쌍둥이로 태어난 누나다. 누군가 담벼락에 빨간 래커로 낙서를 해놓았다. 사형하라! 나는 급히 대문을 열고 들어가 문을 잠갔다. 전화기를 들고 안절부.. 2023. 10. 15.
위수정 단편소설 「우리에게 없는 밤」 위수정 단편소설 「우리에게 없는 밤」 《현대문학》 2022년 2월호 안나가 본명이에요? 당연히 아니겠지. 남자는 자신의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는 몸을 돌려 모로 누워 지수를 보았다. 지수는 감았던 눈을 떴다. 특징 없는 베이지색 천장이 눈에 들어왔다. 시선을 조금 아래도 내리자 숫자에 불이 켜진 디지털 벽시계가 보였다. 숫자 사이의 파란 콜론이 깜빡깜빡 말을 걸었다. 시간이 가고 있다고. 남자의 손이 지수의 어깨에 닿았다. 지수는 몸을 일으켰다. 저 이제 학교 가야 해서. 욕실로 향하며 지수는 그의 시선이 따라오는 것을 느꼈다...... 처음부터 따분한 소설이 있고 눈길을 끌어놓고는 곧 힘이 빠지거나 주체를 못 하고 마는 소설도 있고 차라리 철학을 읽겠다 싶게 하는 소설도 있고... 이 소설처럼 처음 부분.. 2022.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