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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움베르트 에코5

움베르토 에코(추리소설) 《장미의 이름》 (하)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하)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1994 '그' 수도원에서 있었던 이레간의 이야기 중 제4일부터 제7일까지의 이야기다. 다섯 차례에 걸쳐 일어난 살인사건은 권력을 둘러싼 암투의 과정이었고 40년간 그 수도원을 지배해 온 늙은 장님 수도사 호르헤가 세상에 유일본으로 남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에 맹독(猛毒)을 묻혀 놓은 결과였다. 윌리엄 수도사가 흉계를 밝히게 되자 호르헤는 그 책을 불태워버리려고 했고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장서관이 불타게 되고 그 화재가 번져 수도원이 전소되고 만다. 윌리엄 수도사와 수련사 아드소 간의 대화. 「우리 기독교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장서관이었다. 아, 그런데 이게 무엇이냐. 가짜 그리스도 올 날이 임박했다. 이제는 학문이 가짜 그리스도를 .. 2023. 5. 13.
움베르토 에코(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상)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상) 이윤기 옮김, 열린책들 1994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이 소설을 읽으며 움베르토 에코에게는 박학다식이란 말이 무색하다는 걸 실감했다. 수련사 아드소가 사부 윌리엄 수도사를 따라 '그 수도원'에 도착한 이래 이레간 벌어진 일 중 사흘간 벌어진 일을 적은 것이 이 책 상권이다. 수도원장은 윌리엄 수도사에게 살인 사건의 전말을 수사해 달라고 부탁하면서도 장서관 출입만은 통제하는데, 살인 사건은 연이어 두 차례나 더 일어난다. 추리소설이니까 (하)권을 읽어야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겠지만,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건 독자가 눈을 떼지 못하게 하기 위한 방편이고, 사실은 움베르토 에코가 중세의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종교적 갈등과 역사를 소재로 종횡무진 자신의 어마어마한 지식과 .. 2023. 5. 11.
지옥 예습 "너 그러다 지옥 간다" '나는 아무래도 지옥이나 가겠지?' 할 때의 지옥은 어떤 곳인지 어디에 공식적·구체적으로 확실하게 밝혀놓은 곳은 없다. 알고 있는 것은, 그저 살아서 나쁜 일을 많이 하면 악한 귀신이 되어 끔찍하고 잔혹한 형벌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고통이 정말 막심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감옥에 가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지옥이라는 막연한 두려움뿐이다. 움베르트 에코는 소설 《장미의 이름》(상)에서 지옥을 다음과 같이 그려놓았다. 딴에는 사람들이 치를 떨도록 하려고 온갖 짐승들의 모습을 총동원해서 지옥에 간 인간을 괴롭히는 장면을 설정했는데 나는 이 장면을 다 읽고 나서도 '아! 이건 정말 무서운데?' 하고 치를 떨지는 않았다. 말하자면 나는 누가 진짜 극도의 두려움과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지옥을 그.. 2022. 12. 9.
움베르트 에코 『논문 잘 쓰는 방법』 움베르트 에코『논문 잘 쓰는 방법』 김운찬 옮김, 열린책들, 2006 나도 논물을 쓰고 싶었지. 언젠가는 논물을 한번 써보자 했었지. 누더기가 되어가는데도 마음 한쪽에 푸르름을 간직했던 날들.......... 언제까지였나? 부지런히 옮겨쓴 이 파일을 임시보관함에 저장한 시각은 쑥스럽게도 2010-03-28 17:40....... 1932년 이탈리아의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에코는 현재 블로냐 대학의 교수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과 중세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부터 현대의 대중문화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 이르기까지 미학, 기호학, 문학, 에세이, 문화 비평 등의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며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 .. 2020. 10. 15.
『책의 우주』 『책의 우주』 움베르트 에코1, 장클로드 카리에르2 대담 장 필리프 드 토낙 사회,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2011 에코 기억은 (…) 그 기능이 이중적입니다. 한 기능은 어떤 데이터들을 보존하는 것이고, 다른 한 기능은 우리에게 필요 없으며 우리의 두뇌를 쓸데없이 어지럽히기만 할 뿐일 정보들을 망각에 잠겨 들게 하는 것입니다. (…) 우리는 카이사르의 마지막 아내 칼푸르니아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습니다. 최소한 그녀가 흉몽을 꾸고서 카이사르에게 원로원에 가는 것을 만류했지만 결국 그가 암살당했던 날인 3월 15일까지는 말입니다. 카이사르가 죽은 후에는, 우리는 그녀에 대해 더 이상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녀는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죠. 왜 그렇습니까? 그녀에 대한 정보들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 2015.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