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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오리온좌2

가을 밤하늘 저 오리온 자다 깨면 생각들이 떠오를까 봐 두렵다. 생각들은 하나씩 하나씩 의식의 안으로 들어온다. 그제 밤에는 차라리 얼른 일어나 밖을 내다보았다. 불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지난여름까지 밤새 보안등을 켜놓던 개울 건넛집도 가을 들어서는 깜깜하다. 하늘. 이제 빛을 보여주는 건 저 하늘뿐이다. 오리온 대성운은 새로운 별이 탄생하는 곳 중에서 가장 가깝고 넓다는데도 거기 가려면 1500광년이 걸린단다. 9조 5천억 km×1500=...... 얼마나 먼 곳일까. 머나먼 곳 저 별들이 정겹게 깜빡이고 있다. 부디 사라지지 않기를... 알랭 드 보통은 이렇게 썼다. "우리의 좌절, 우리의 상심, 우리에게 전화하지 않은 사람을 향한 우리의 증오, 우리를 스쳐 지나간 기회에 대한 우리의 미련 같은 것들을 그런 우주의 이미지.. 2023. 10. 3.
1500광년! 난 못 가네~ 한참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습니다. 잔치라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저 개미들이 인간들의 길에서 북새통을 이룰 리 없고, 인간은 몰라도 좋을 어떤 위중한 혹은 피치 못할 상황이었겠지요. 과학자들은 지름 8.2m짜리 망원경2으로 겨울철 오리온좌3 남쪽을 찍은 이 사진을 놓고, 폭포처럼 보이는 곳을 '천체 HH222',폭포수가 다시 튀어오르는 모양에서 붉은 물줄기를 따라가 만나는 별을 '천체 HH34'라고 부른답니다. HH34는 초속 250km의 속도로 가스를 뿜어낸다는데4 그걸 직접 가서 보려면 약 1500광년을 날아가야 한답니다. 1500광년이라…… 게다가 저 폭포의 위에서 아래까지의 거리만도 무려 3광년이라니, 무슨 얘기인지 원……. 혹 일전에 만난 저 개미들은 이.. 2016. 5.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