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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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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가장 늦게 닫혀요" (2) 1분이 지났을까, 웅이에게 간 원장님이 "웅이 죽었나봐요!" 외쳐서 쫓아가 보니 웅이 입이 떡 벌어져있고 혀가 쑥 나와 있었다. 입 안에서 빠져나오는 독한 냄새가 훅 끼쳤다. "죽은 거죠? 그런 거지요?" "아, 예, 그런 것 같아요." 원장님은 바닥에 털썩 두 다리를 뻗고 앉아서 웅이를 끌어안았다. "웅아! 웅아!" 부르짖으면서 웅이를 흔들기에 그러지 마시라고, 그러면 웅이가 힘들다고 말렸다. 원장님은 웅이 얼굴에 얼굴을 부비며 "사랑해! 웅아, 사랑해!"라고 부르짖으며 막 울었다. "미안해, 웅아. 나를 불렀는데, 그때 얼른 달려왔어야 했는데, 혼자 가게 했네!" "아니에요. 여기 가까이에서 엄마 소리 엄마 냄새 다 맡으면서 자기가 살던 데서 간 거잖아요. 고통 없이 편하게 간 거예요. 지금 원장님 .. 2021. 1. 26.
"귀가 가장 늦게 닫혀요" 1 주말 신문에서 "대통령 3명 염한 '무념무상'의 손"이라는 대담 기사를 봤습니다.1두 면에 걸친 기사를 부담스러워하다가 "귀가 가장 늦게 닫혀요"라는 소제목을 발견했습니다. ―마지막 인사할 때 유족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염할 때 참여하시라고 권합니다. 마지막엔 얼굴 보고 만져 드리고 아무 말 하지 않는 게 나아요. 울음은 전염됩니다. 고인 수의에 눈물 떨구는 거 아녜요. 그럼 무거워서 못 떠납니다. 귀가 제일 나중에 닫히니까." ―무슨 뜻인가요? "1996년에 말기 암 환자 두 분을 염한 적이 있습니다. 한 분은 부자였고 한 분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런데 부자는 인상을 쓰고 돌아가셨습니다. 다른 한 분은 표정이 맑았습니다. 알고 보니 돌아가신 뒤에 유족이 좋은 말만 하고 염불도 들려 드렸대요... 2017.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