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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역사2

W. G. 제발트 《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장편소설 《토성의 고리》 이재영 옮김, 창비 2011 한여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던 1992년 8월, 다소 방대한 작업을 끝낸 뒤 나는 내 안에 번져가던 공허감에서 벗어나고자 영국 동부의 써픽 카운티로 도보여행을 떠났다.(10) 이렇게 시작된다. 파괴와 고통, 희생 같은 것들로 점철되어온 역사를 슬픔으로 바라본 기록이다. 무자비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모든 것은 죽어갔고 폐허, 파괴의 흔적만 남아 있다. 보이는 것마다 공포와 공허, 덧없음, 우울을 보여준다. 슬픔은 끝이 없다. '토성의 고리'? 우리 모두는 우리의 유래와 희망이 미리 그려놓은 똑같은 길을 따라 차례차례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우연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일어난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할수록 나는 점점 더 자주 나를 엄.. 2022. 3. 25.
이사벨라 버드 비숍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Ⅰ 이사벨라 버드 비숍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 KOREA AND HER NEIGHBOURS』 Ⅰ 이인화 옮김, 살림 1994 Ⅰ 남한산성을 돌아간 후에 강은 산으로 들어간다. 그때부터 운항이 가능한 첫 부분까지 경치의 변화로움이나 아름다움, 그리고 예기치 못함은 무슨 말로 감탄해야 할지 할 말을 잃게 했다.(107) 정말 멋진 계절이었다. 낮은 따뜻하고 밤은 선선했다. 햇빛은 눈부시게 빛나고 푸른 하늘엔 햇빛에 비추어진 크고 흰 구름의 무리가 떠다녔다. 안개도 아닌 푸른 베일 속에 가려져 이상향처럼 가물거리는 먼 풍경들과 싱싱한 꽃들,악보를 보고 합창을 해대는 새, 나비, 풀과 물 위로 떠다니는 붉고 푸른 잠자리들, 튀어 오르는 물고기들…… 모든 자연이 깨어나 환호하는 것만 같았다. 바위의 틈과 벼랑에는,.. 2016. 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