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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여행4

새로운 여행 새로운 여행 사무실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입니다. 지난 초여름부터 새로 나가고 있는 사무실입니다. 환승역까지는 급행열차로 사십 분 정도 걸립니다. 오가며 생각합니다. '얼마나 좋은 여행인가!' 열차가 지상을 달리니까 그것도 좋고, 차창 너머 풍경도 좋은 편입니다. 환승역에서 .. 2015. 10. 13.
나들이의 자유로움과 그 실체 나들이의 자유로움과 그 실체 ♬ 기차를 타는 시간은 즐겁습니다. 그 즐거움 때문에, 그 즐거움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려고 웬만하면 좋은 좌석의 비싼 표를 구입합니다. 게다가 그 즐거운 시간에 해야 할 일들은 늘 많습니다. 경상북도교육청에서 교과서 심사를 할 교수, 교원들에게 그 .. 2013. 5. 24.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정영목 옮김, 이레 2004 나온 지가 꽤 된 책입니다. 내가 교육부에서 교장으로 나온 그 해에 산 책이니까요.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1969~ 스위스)이 '왜 여행을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쓴 책입니다. 작가는 아직 나이는 많지 않지만 무엇이든 분석적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그는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작품도 썼습니다. 그 책은 '그래, 정말 그래!' 싶을 데가 한두 곳이 아니었고 '요런 걸 어떻게 기억했다고 표현했을까' 싶어서 귀신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 '보통'이란 이름이 얼른 익숙해지지 않아서 어디에 그의 이름이 보이면 자꾸 딴 생각을 하게 되어 약간의 혼란을 느낀 적이 있습니다. "여행의 기술", 우선 제목을 멋지게 붙.. 2010. 9. 3.
세 월(Ⅱ) 지나는 길의 개나리가 이야기합니다. "봐, 노랑이란 바로 이런 색이야." 누군가 모를 무덤가에는 진달래가 곱습니다. 멀리에서 복사꽃도 담홍색의 진수(眞髓)를 보여줍니다. 복사꽃 마을 사람들은 아직도 1960년대나 70년대의 그 정서로 살아가고 있는데, 어쩌다가 나만 이렇게 멀리 와 있는 것 같습니다. 뭐가 그리 급한지, 봄꽃들은 잎보다 먼저 피어나 곧 아지랑이 피어오를 봄을 ‘희망’만으로 이야기하지만, 나처럼 세월의 무상함을 이야기하려는 사람에게는 T.S. 엘리엇의 말마따나 그 희망이 잔인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어린애들이나 소년소녀들은 저 꽃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요? 아름다움이란 나이가 들면서 이렇게 얼굴이 무너지고 마음이나 정서도 그만큼 누추해져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2008.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