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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에밀 졸라 《나나》
에밀 졸라 《나나》 김치수 옮김, 문학동네 2014 어느 저명한 평론가가 남우세스러운 소설이라고 했습니다. 『나나』 그리고 『목로주점』. '남우세스럽다고?' '그래~? 얼마나?' 그 글을 본 다음 달이었던가, 다다음달이었던가, 에밀 졸라의 그 작품들을 소개한 평론을 또 읽게 되었습니다. '글쎄, 남우세스럽다고? 이 정도를?……' 1 파리의 문단, 재계, 유흥업계가 거기에 있었다. 수많은 신문기자, 작가 몇 명, 증권거래소 직원, 여염집 부인보다 수가 더 많은 유흥가 여자들도 있었다. 온갖 재능으로 이루어지고 온갖 악덕으로 더럽혀진, 기묘하게 뒤섞인 세계였다.(20) 객쩍은 얘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백여우'가 재주를 넘고 나서 그곳, 그러니까 파리의 바리에테 극장에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는 얘기입니다. 아..
2019.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