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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에밀 졸라4

에밀 졸라 《목로주점 2》 에밀 졸라 《목로주점 2》 박명숙 옮김, 문학동네 2018 1 《목로주점 1》(1~7장)에서 정부로부터 배반을 당한 아름다운 여인 제르베즈는 쿠포의 끈질긴 구애를 물리치지 못하고 결혼을 했지 않습니까? 물리치긴 왜 물리치겠습니까? 여인들이 어디 자신을 좋다가 따라다니는 남성을 물리치려고 그렇게 예뻐진 건 아니지 않습니까? 뿐만 아닙니다. 그렇게 결혼에 골인한 남편 쿠포가 사고로 부상을 당하지만 혼신을 다해 간호해서 낫게 했고, 정부가 떠나간 대신 영혼을 걸고 서로 사랑하는 애인 구제가 나타났고, 멋진 세탁소를 '오픈'했고, 시샘을 받을 만한 생일파티도 열고 했습니다. 찜찜하다면 시누이들의 질투, 남편 쿠포의 타락 같은 것이었습니다. 2 《목로주점 2》(8~13장)는 그 예상에 따라 전개됩니다. ⑻ 정부 .. 2019. 7. 17.
에밀 졸라 《목로주점 1》 에밀 졸라 《목로주점 1》 박명숙 옮김, 문학동네 2018 1 세탁부 제르베즈는 괴물 같은 모자 제조업자(말로만) 랑티에와 동거하면서 겨우 열네 살 때 클로드를 낳고 열여덟 살 때 에티엔을 낳았습니다. 그녀는 성장기에도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마카르는 걸핏하면 발길질을 해댔습니다. 그녀는 "아름답고 용기 있는 여성"이었고 언젠가 그녀가 어려움에 처한다면 그녀는 자신을 믿어도 좋을 여자였습니다. 정부 랑티에는 그런 제르베즈의 속옷까지 전당포에 잡혀놓고 창녀 아델의 품으로 달려갑니다. 2 그녀에게 함석공 쿠포가 접근합니다. 말쑥한 외모에 새하얀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남자였습니다. 낙천적인 성격의 그는 미래를 걱정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 쿠포가 제르베즈의 옅은 장밋빛.. 2019. 7. 17.
에밀 졸라 《나나》의 아름다운 밤 : 미추의 경계, 그 정체성 에밀 졸라의 소설 『나나』의 아름답고 자유분방하고 퇴폐적이고…… 그 나나가 법대 1학년 조르주 위공과 함께하고 있는 시간이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벽난로의 불이 꺼져갔다. 조에가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자리를 준비해놓은 그 푸르스름한 방이 약간 답답하게 느껴졌다. 나나는 갑자기 더워져서 잠시 창문을 열어놓으려고 일어섰다. 그러더니 가벼운 외마디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아름다워라!…… 얘, 좀 봐." 조르주가 왔다. 그는 창틀이 너무 작다는 듯 나나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순식간에 날씨가 바뀌었다. 하늘이 밝아졌고, 둥근 달이 황금빛 들판을 비추고 있었다. 지고의 평화가 있었고, 넓은 계곡은 막막한 들판으로 뻗어 있었고, 나무들은 평온한 호수 같은 달빛 속에 그림자의 섬을 이루고 .. 2019. 6. 20.
에밀 졸라 《나나》 에밀 졸라 《나나》 김치수 옮김, 문학동네 2014 어느 저명한 평론가가 남우세스러운 소설이라고 했습니다. 『나나』 그리고 『목로주점』. '남우세스럽다고?' '그래~? 얼마나?' 그 글을 본 다음 달이었던가, 다다음달이었던가, 에밀 졸라의 그 작품들을 소개한 평론을 또 읽게 되었습니다. '글쎄, 남우세스럽다고? 이 정도를?……' 1 파리의 문단, 재계, 유흥업계가 거기에 있었다. 수많은 신문기자, 작가 몇 명, 증권거래소 직원, 여염집 부인보다 수가 더 많은 유흥가 여자들도 있었다. 온갖 재능으로 이루어지고 온갖 악덕으로 더럽혀진, 기묘하게 뒤섞인 세계였다.(20) 객쩍은 얘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백여우'가 재주를 넘고 나서 그곳, 그러니까 파리의 바리에테 극장에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는 얘기입니다. 아.. 2019.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