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신문보기3

알랭 드 보통 『뉴스의 시대』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1, 『뉴스의 시대 The News-A User's Manual』 문학동네, 2014 ♣ 모든 뉴스를 (30쪽짜리 신문과 30분짜리 방송을 통해) 한꺼번에 소비하던 시절이 있었다. 뉴스를 공급할 책임을 진 매체들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어느 정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믿던 때가 있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277) "정말 그래!" 싶긴 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도 30쪽짜리 신문, 30분짜리 방송을 통해 뉴스를 봤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알랭 드 보통은 마치 옛일처럼 저렇게 썼습니다. 그게 참 통쾌하고 재미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써놓고는 다음과 같이 경고합니다. 내면 탐구에 반대.. 2015. 10. 19.
신문을 '보는 이유'와 '보아야 하는 이유' 지난 1월 21일(수), 그날은 대전을 다녀올 일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는 대로 아파트 앞에서 버스나 택시로 전철역으로 이동, ITX를 타고 용산역에 도착하면 부지런히 서울역으로 가는 전철로 환승해서 10시 출발 KTX 열차를 탈 수 있도록 예약을 해놓았습니다. 이제 활동력이 떨어져서 일상적인 일들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때 못하면 당장 시간에 쫓기게 됩니다. 한창때는 하루에 가령 12시간을 일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단 6시간도 부담스럽게 되었습니다. 세수를 하고 신문을 펼쳤습니다. '제목 읽기' 진도(進度)가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내와 이야기할 일이 있었는가? 켜놓은 텔레비전이 별일도 아닌 걸 가지고 왕왕거렸는가? 어느 기사가 본문까지 읽도록 '유혹'을 했는가? …… 그건 기억나지 않습.. 2015. 2. 4.
TV는 늘 큰일났다고 떠들어댄다 『현대문학』에서 연재물 「소설, 때때로 맑음」(이재룡)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조르주 페렉은 1989년 발표한 『지극한 평범L'Infra-ordinaire』에서 매일 발간되는 일간지에는 매일 벌어지는 일상적 사건이 결코 실리지 않는다고 했다.1 제17회 연재 「지하철과 시장」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생각했습니다. 나는 어쩌면 신문과 방송으로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그것들이 나의 하루의 중요한 부분들을 채워줌으로써 공허하지 않은 양 살아갈 수 있고, 남들처럼 아주 정상적인 삶을 이루어가고 있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것 아니었을까 싶었던 것입니다. 그 글은 조르주 페렉의 그 작품에서 다음 부분을 인용했습니다.2 신문 1면에 대문짝만 한 글씨로 쓰인 헤드라인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은 항상.. 2014.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