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생애1 심창만 「무인 등대에서 휘파람」 또 구월이 가고 시월이 와서 이러다가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무너지는 둑을 바라보듯 곧 끝장이 나는 것 아닌가 싶어 그 심란함을 써놓았더니 설목(雪木, 박두순)이 와서 보고 자기는 좋다고 시월도 좋아서 야외에 나가면 휘파람을 불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문득 심창만 시인이 생각났습니다. 「무인 등대에서 휘파람」 곧 시집을 찾아보았더니 전에는 눈치채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시인이 아예 내 이야기를 써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시인은 허구한 날 이 세상 누군가를 위해 온 생애를 바치며 시를 써주는 사람이니 호의호식(好衣好食)하는 데 애쓰긴 어려울 것입니다. 연설문 대필을 직업으로 삼거나 남의 일생 이야기에 분칠을 해서 우아하게 보이도록 하는 자서전을 대필하는 것도 아니고 읽는 순간 입을 닫고 생각하게 하는 이야.. 2022. 10.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