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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소식3

'나를 잊는다'(物我) 연전에『소동파 평전』(왕수이자오)에서 제화시(題畵詩)에 대한 내용을 보았다. 평전을 쓴 왕수이자오는 소식(蘇軾)의 제화시 가운데에는 그의 고도의 예술적 표현력이 두드러진 것과 투철한 예술적 견해를 나타낸 것이 있다면서 후자의 예로 문동(文同)이 대나무를 그린 정황을 서술한 시를 보여주었다(203~204). 여가與可가 대나무를 그릴 때 대나무만 보고 사람을 보지 않는다. 어찌 사람만을 보지 않으리? 멍하니 자신의 존재조차 잊어버렸다. 그 몸이 대나무와 함께 동화되어 청신함이 무궁하게 솟아 나온다. 이제 장주莊周가 세상에 없으니 누가 이러한 정신 집중의 경지를 알리오. 與可畵竹時, 見竹不見人. 其獨不見人, 嗒然遺其身. 其身與竹畵, 無窮出淸新. 莊周世無有, 唯知此疑神. 이 글을 읽는 중에 이번에는 화가 이우환.. 2021. 4. 18.
"나는 너와 어째서 이렇게 친밀한가(與汝定何親)" "나는 너와 어째서 이렇게 친밀한가(與汝定何親)" 도연명의 시에 화답한 시를 '화도시(和陶詩)'라고 한다는데 소동파는 120여 수에 달하는 화도시를 남겼다고 한다. 『소동파 평전(왕수이자오)』에는 「도연명의 '잡시' 11수에 화운하여」(和陶雜詩十一首)가 소개되어 있었다. 비낀 햇살이 .. 2018. 12. 9.
왕수이자오 《소동파 평전》 중국의 문호 소식蘇軾의 삶과 문학 《소동파 평전 蘇東坡評傳》 왕수이자오 지음 조규백 옮김, 돌베게 2013 1 '적벽부(赤壁賦)'를 보고 싶었습니다. 그 적벽부를 읽으면 나도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해왔습니다. 그렇지만 마침내 읽게 된 적벽부는 나를 울리지는 않았습니다. 임술년1 가을 음력 7월 16일에 소자蘇子가 손님과 더불어 배 띄우고 적벽 아래에서 노닐었네.(169) 그렇게 시작되는 그 긴 부(賦)의 어느 곳에서, 선친은 눈물을 흘리셨을까? 그 얘기를 듣던 육십여 년 전 어느 겨울밤을 그려보았습니다. (……) 진실로 일세의 영웅인데 지금은 어디 가고 없는가? 하물며 나와 그대는 강가에서 고기 잡고 땔나무 하며 물고기 새우와 벗하고 고라니 사슴과 친구 삼아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표주박.. 2018.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