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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마지막 인사3

이별하기 사무실에 나가고 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을 만나면 마지막 만남이라고 생각하자. 마지막 만남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만나고 헤어지자. 뭐라도 갖고 가게 하자.' 꽤나 괜찮은 생각이라고 스스로 대견해했는데 사람이 별 수가 없어서 그렇게 생각해 놓고도 얻어먹기도 하고 빈손으로 돌아가게도 했다. 그리고는 곧 코로나가 번지고 점점 더 심각해졌고 이래저래 사무실에도 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꽤 괜찮은 생각을 하긴 했지만 소득 없는 아이디어에 그치고 만 것이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는 요즘도 별 수 없다. 만나는 사람도 거의 없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지만 누굴 만나든, 누가 찾아오든, 이번엔 누가 내야 할까를 계산하게 된다. 내게는 어렵기 짝이 없는《일방통행로》(발터 벤야민)를 읽다가 그때.. 2024. 3. 22.
이 얼굴 Ⅲ(어느 교육자) 이 얼굴 Ⅲ(어느 교육자)1 신문에서, 수갑을 차고 영장실질심사라는 걸 받으러 가는 전 서울특별시교육감 사진을 봤습니다. 그는 그 시간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밤중에 하이힐로 머리를 내려치는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한다.' '국장, 장학관, 교장들이라는 것들은 도대체 …….' '현장 선생님들이나 아이들이 나의 이 모습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내가 결백하다는 쪽으로 밝혀질 수 있을까?' ……. ……. 지켜보는 것만 해도 괴롭습니다. 저이도 우리와 같은 교육자이므로 - 존경하는 사람이 많았던, 혹은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았던, 그래서 교육감이었으므로 -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나, "교육계의 리더로서, 수도 서울의 교육감으로서, 내 명예가 이렇게 회복되지 않았느냐!" 큰소리치는 것 좀 봤으면 좋겠습.. 2010. 4. 12.
마지막 인사 우리 학교 여러분께는 이 인사말을 『슬픈 교육』이라는 비매품 인쇄물과 함께 종업식·졸업식 하루 전인 지난 17일 오후에 배부했습니다. 사실은 이미 2008년 겨울방학에 준비하여 USB에 담아 두었던 인사말이었습니다. 2010.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