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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담배3

시인의 에세이(박정대) 시인의 에세이(박정대) 불란서 고아의 음악―톰 웨이츠의 「Jockey Full of Bourbon」 시인은 '불란서 고아의 음악―톰 웨이츠의 「Jockey Full of Bourbon」'을 시처럼 썼습니다. 그 마지막은 다음과 같았습니다(『現代文學』 2019년 2월호 153~187). (…) 잠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고 덧문을 젖히고 하늘을 향해 얼굴을 들면 전개될 하루가 하늘 위에 그려져 있듯, 영혼의 모든 인상은 얼굴 위에 그려진다 파스칼 키냐르의 말이다 날씨 참 좋네요 담배 한 대 피우러 가야겠어요 같이 갈래요? ● 같이 가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환자실에 오래 머무르게 되었을 때 "나중에 이곳에 다시 들어오게 되어 이젠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으면 다시 피우고 싶.. 2019. 3. 13.
담배가 좋았던 이유 ♣ '이쁜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분의 블로그에서 저 사진을 보게 되자, 담배에 대한 그리움이 일었습니다. 일전에 외손자 녀석의 흡연에 관한 인터뷰에 답해준 것도 생각났습니다. 내가 담배를 피울 때 가장 싫어하고 잔소리를 많이 한 사람은 당연히 아내였습니다. 뭐 거짓말 하지 않고 40년간, 1년 365일, 하루에 한 번 이상 잔소리를 들었다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내가 담배를 피워서 무한 피해를 끼쳐 지금까지도 가슴이 쓰리게 하는 사람도 아내입니다. 1970년대에는 그가 앉아 있는 방안에서 담배를 피워댔고, 심지어 아이를 가졌을 때도 그 짓을 했으니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럼에도 그는 동네 구멍가게에서 한 보루씩 외상 담배를 가져다 주었고, 봉급날 그 담배값을 갚아주었습니다. 무려 47년을 피워 댔.. 2012. 8. 28.
이성부 「논두렁」 논두렁 이성부 이 논두렁길이 백두산 가는 길이라니 놀랍습니다 하다못해 논두렁 정기라도 받고 태어난다는 옛사람들 말씀 생각나 고개를 끄덕입니다 물꼬 막으며 잠시 서서 바라보는 먼 산으로 치미는 가슴 울화 가라앉히고 새참 먹은 뒤 담배 한 대 태우며 숨 쉬는 서러운 하늘로 어느덧 상것들 다시 힘이 솟았지요 저기 저 말을1 뒤 푸른 소나무밭을 지나 뒷산으로 길을 잡아 올라서면 구비구비 끝없이 펼쳐진 우리나라 땅 모두 산이었어요 저 많은 크고 작은 산들 두루 거쳐 몇 날 몇 달을 걸어가노라면 할아버지 산에 다다른다는 사실을 옛 어르신이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논두렁길은 예사 길이 아닙니다 백두산 실핏줄이 여기까지 뻗어 내려와서 태어나는 아기들 포근하게 지켜주는 것을 압니다 있는 사람 없는 사람 가리지 않고.. 2010.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