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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나의 죽음4

죽음과 싸우기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여행의 책』에서 불운과의 싸움, 죽음과의 싸움을 이야기한다. 그는 그 싸움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길을 이야기한 건 아닌 것 같았다. 불운과의 싸움, 죽음과의 싸움의 가치, 그 싸움에서 순응하고 패배하는 태도를 이야기한 것 같았다.  불운과 싸우기(......)불운은 그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고그대를 발전시킨다.불운 앞에서 그대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받아들이고, 몸을 옹그리면서불운이 그대 위로 미끄러져 내리는 것을 느껴라.이번만큼은 싸움을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이진정한 전사다.진정한 전사는 질 줄도 알아야 한다.그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실패도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죽음과 싸우기여섯 번째 적은 죽음이다.신화에 나오는 것처럼, 바로 그 적이찢어진 외투를 걸친 해골의 모습으로.. 2024. 11. 30.
죽음의 순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열세 살 때 우리 아버지 요셉 그린바움은 마지막 병으로 쓰러졌다. 아버지는 악성 종양으로 돌아가셨다. 죽기 몇 주 전에 아버지의 모습은 점점 쇠약해졌다. 피부는 쪼그라들고 흙빛이 되었고 뺨은 푹 꺼졌으며 머리카락은 한웅큼씩 빠졌고 이빨은 썩어갔다. 아버지는 한 시간 한 시간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가장 무서웠던 것은 입 안이 함몰되어서 계속해서 교활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었던 것이었다. (…) 아버지는 집에서 돌아가셨다. 의사들은 희망도 없었고 아버지는 알고 계셨고 아버지가 알고 있음을 자신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를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의사들은 고통을 덜어주는 약을 주고 마지막 며칠 동안 아버지가 보여준 평온함에 놀람을 표시.. 2020. 11. 20.
내가 죽었다는 통보(부고) '내가 죽었다는 통보', 이걸 생각해봤습니다. 이 순간의 실제 상황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언제 실제 상황이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듣기 싫다" 하고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말라"고 할 사람이 없지 않겠지요. 그런 분은 흔히 그렇게 말합니다. 그렇지만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George Bernard Shaw)는 묘비명을 쓰게 한 작가가 있었지 않습니까? 사실은 이 정도는 준비도 아니지요. 그냥 생각을 해보는 거지요. 일전에 지인의 부고를 받았습니다. "소천(召天)"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소천? 알고 보니 개신교에서 쓰는 말이었습니다. 하기야 하늘은 날.. 2020. 8. 31.
누가 먼저 죽어야 하나 누가 먼저 죽어야 하나 -걸으며 생각하며 Ⅳ- Ⅰ 아내와 말다툼을 하면 속전속결(速戰速決), 그 상황을 얼른 끝내고 만다. '속전(速戰)'보다는 '속결(速決)'에 더 힘쓴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예전에도 걸핏하면 말다툼을 하긴 했지만 그때는 으레 이런 생각을 했다. '언젠가 저 생각이 .. 2012.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