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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김종란2

김종란 옛 그림 에세이집 《옛 그림 잦추기》 김종란 옛 그림 에세이집 《옛 그림 잦추기》 소후 2019 1 옛 그림 삼십여 점을 이야기합니다. 이 그림은 아주 잘 그렸다, 이 그림의 특징은 이런 것이다, 이 화가는 이러저러해서 유명하다, 그런 얘기는 하지도 않습니다.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는 출중한 전문가들에게 맡겨버리고(그림 수준은 누구나 알아야 하는 건 아니므로) 나 같은 사람은 그림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림을 보는 사람이니까 옛 그림은 이런 눈으로 보면 되겠구나,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전문가들은 또 뭐라고 할는지........... 2 지금도 내가 교육부에서 학생들 교과서를 편찬·심사·관리하는 편수관이라면, 혹은 어느 출판사에서 사회나 국어, 미술 같은 과목의 교과서를 만드는 편집인이라면 이런 글을 실어서 .. 2020. 11. 6.
작가가 된 종란을 위해 월간 『한국수필』 7월호 갈피에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연두색 종이여서 눈에 띄었으므로 편지부터 읽었습니다. 편지조차 공개하면 그는 일단 놀라워할 것 같고, 이렇게 하는 게 맘에 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로서는 이것 저것 따질 형편이 아닙니다. 나이대로라면 "아직 새파란 주제에……" 꼴 같지 않다고 여길 사람도 많겠지만, 나로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더구나 이건 뭐라고 할까, 약속 같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로서는 이 편지를 다 읽었다고 버릴 수 없고, 그렇다고 어디 넣어서 끌어안고 다닐 수도 없고, 잘 보관한다고 해봤자 별 수 없다는 건 얼마든지 있었던 일이고, 여기 실어두면 안전할 뿐만 아니라 무슨 증거 같은 것이 되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 그가 작.. 2012.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