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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리운 어머니3

「저 빨간 곶」 저 빨간 곶 문인수 친정 곳 통영 유자도에 에구구 홀로 산다. 나는 이제 그만 떠나야 하고 엄마는 오늘도 무릎 짚고 무릎 짚어 허리 버티는 독보다. 그렇게 끝끝내 삽짝까지 걸어 나온, 오랜 삽짝이다. 거기 못 박히려는 듯 한 번 곧게 몸 일으켰다, 곧 다시 꼬부라져 어서 가라고 가라고 배 뜰 시간 다 됐다고 손 흔들고 손 흔든다. 조그만 만灣이 여러 구비, 새삼 여러 구비 깊이 파고들어 또 돌아본 즉 곶串에, 저 옛집에 걸린 바다가 지금 더 많이 부푼다. 뜰엔 해당화가 참 예뻤다. 어서 가라고 가라고 내 눈에서 번지는 저녁노을, 빨간 슬레이트 지붕이 섬을 다 물들인다. ―――――――――――――――――――――――――――――― 문인수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 『심상』 등단. 시집 『뿔』 『홰치.. 2013. 10. 10.
「오래된 밥」 오래된 밥 최 준 말로 자라는 아이와 밥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 밥 먹은 아이는 엄마에게 말을 뱉어내고 엄마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밥이 만드는 말을 하루 세 번씩 하얗게 씻어 안치는 엄마 어제는 공룡을 만든 아이가 오늘은 나무를 만들고 하늘을 만들고 새를 만든다 아가야 넌 언제 세상을 다 .. 2011. 7. 15.
자장면 자장면 ◈ 주말 저녁에는 드라마 『결혼해 주세요』를 봅니다. 아내가 전에는 『이웃집 웬수』를 좋아해서 함께 재미있게 봤는데 그 드라마가 끝나자 요즘은 이 드라마에 심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곤혹스러운 건 아내가 저녁에 볼일이 있어 그 드라마를 혼자 본 날의 스토리 전개를 물.. 2010.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