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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리운 사람들3

우스운 스승의 날 스승의 날이란 게 지나갔습니다. 누가 그런 날을 정해달라고 했을까요? 1969년에 교사생활을 시작하면서 당장 '뭐 이런 날이 다 있나?' 했지요. 낯간지러워서요.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는가요? "누가 당신 좋으라고 정했나?" 하면 그것도 그렇고, '꼴에 한때 선생이었다고.' 해도 그러니까 그냥 '난 상관도 없네~' 하고 지나가면 그만일 수도 있으니까요. "스승님!" 하고 엎어질 사람이나 '우리 선생님!' 하고 절절하게 그리워할 사람도 있을 것 같지 않고요. 그렇게 오십여 년…… 퇴임한 지 오래되었는데도 그날만 되면 아침부터 전화가 오거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신호가 울리거나 했습니다. '얘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며 연락했을까? 아직 죽지 않았구나! 나도 곧 늙을 텐데 이젠 함께 늙어가겠네, 하고.. 2020. 5. 18.
그리운 사람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다음과 같은 글을 읽었습니다.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나는 지금 다른 세상에 와 있습니다. 그래서 두고 온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내가 와 있는 세상은 ‘저승’은 아니지만 멀쩡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그 세상, 내가 그 세상에서 하던 '교육'이라는 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그 학교 근처를 기웃거리게 되면 그들이 하는 일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떠나온 곳을 다시 찾아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나를 매정한 사람이라고 할지 모릅니다.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지요. ♣ 내가 마지막으로 두고 온 사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 중에는 지금은 다른 곳에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 마음 속에는 내내 그곳에 있습니다. 이들이 내가 사랑하던 그 아이들과 함.. 2010. 5. 28.
2008년 새해 인사 행복에 있어서 수수께끼란 없다. 불행한 이들은 모두 똑같다. 오래전부터 그들을 괴롭혀온 상처와 거절된 소원, 자존심을 짓밟힌 마음의 상처가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다가 경멸로 인해, 더 심각하게는 무관심으로 인해 꺼져버린 사랑의 재가 되어 불행한 이들에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 그들이 이런 것들에 달라붙어 있다. 그리하여 불행한 이들은 수의처럼 자신들을 감싸는 과거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행복한 이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앞을 바라보지도 않고, 다만 현재를 산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곤란한 점이 있다. 현재가 결코 가져다주지 않는 게 하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의미다. 행복해지는 방법과 의미를 얻는 방법은 다르다.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순간을 살아야 한다. 단지 순간을 위해서만 살아야 한다. 그.. 2008. 1.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