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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실3

교사 '선댄스'의 짝 내 제자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지? ^^ 음... 학생을 혼자 앉히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싫어했다기 보단 그냥 좀 미안했죠.. 그래서 우리 반 학생 수가 홀수인 경우 한 명은 꼭 제 책상 옆에 앉혔죠.. 지금부터는 선생님 짝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그걸 즐겼나 봅니다. 제 짝이 있기를.. 2022. 12. 15.
학교, 마음 편할 날 없는 곳? 중등학교에 입학하고부터 나는 단 1분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는데 로나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로나는 시험이 닥치면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만, 나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다. 수업 시간에 질문을 받으면, 아주 간단하고 쉬운 질문인데도 쥐가 찍찍거리는 듯한 소리가 나오거나 아니면 쉰 목소리가 떨려나오기 십상이었다. 칠판 앞으로 나가서 문제를 풀어야 할 때면--달거리를 하지 않을 때조차--치마에 피가 묻은 것처럼 굴었다. 칠판 앞에서 컴퍼스로 그리기를 해야 할 때면 손이 미끌미끌할 정도로 땀범벅이 되었다. 배구를 할 때면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다른 애들이 보는 앞에서 버젓이 해내야 할 때마다 내 반사 행동은 번번이 실패했다. 나는 실업 실습 시간이 끔찍이 싫었다. 공책에 회계 장부를 .. 2021. 9. 8.
아름답고 신비로운 여행 정말인지 몰라도 20년을 키우면 주먹만 하게 된다는 마리모 앞쪽으로 넓게 내려다보여서 비행기 조종석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풍경이 그렇지 않을까 싶은 곳이었습니다. 나는 그곳의 왼쪽, 선생님은 오른쪽에서 1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냈습니다. 다 지내놓고 보니까 우리는 서로 옆 교실에 있었습니다. 어떤 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우리는 어떤 곳에 있었다고 하면 좋을까요…… 우리가 1년을 보낸 그곳은 정녕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곳이어서 나는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과 지낸 교실들은 다 그렇게 아름다운 곳이었을까요? 이제 나는 그곳을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그 길에 대한 걱정이 깊었습니다. 내려가는 길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자칫하면 그 낭떠러지에서 추락하게.. 2020.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