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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광수생각3

코이 잉어 작가들은 품위 있게 이야기할 줄 안다. 그러니까 작가겠지? 박선우의 단편 「밤의 물고기들」에는 코이 잉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코이 잉어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맞춰 성장하는 물고기"인데, 가정용 어항에서는 5센티미터, 큰 수족관에서는 30센티미터까지, 강에 풀어놓으면 1미터가 훌쩍 넘게 커진다. 사는 곳의 면적이 코이 잉어의 체적을 결정하는 것이다. 온기나 낙관, 선善과 선의에 대한 상상력은 코이 잉어와 같을지도 모르겠다. 없다고 생각하면 없고, 작다고 생각하면 겨우 머물지만, 어디에나 있고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반드시 존재하며 하염없이 부피와 무게를 늘린다. 박선우의 소설 덕분에 나는 코이 잉어의 크기를 조금 더 키울 수 있게 되었다. 편혜영의 에세이 「내가 기대하는 작가 박선우|.. 2020. 7. 16.
박광수 『광수생각』 한강변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와 울긋불긋 조금조금씩 달라지는 나뭇잎들이 가을의 한가운데 있음을 알려줍니다. 선생님.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힘겹게 투병중이신 걸 알면서도 걱정을 덜어내려는 저의 이기심으로 늘 평안하시기를 기도한답니다. 유난히 비가 많아 한여름의 시끌벅적보다는 조금 우울했던 여름이 가고 맞이한 가을이라 그런지 시간의 지남이 무척 아쉽고 서운하기까지 합니다. 서점에 갔었어요. 이것저것 보다가 책 제목이 맘에 들어 샀습니다.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박광수 씨의 글과 그림과 애틋한 사랑 詩가 담겨 있더군요. 읽다가 빙그레 웃고 조금 애틋하기도 하고… 이 가을 편하게 (이런 걸로 걱정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 읽으셨으면 좋겠어요. …(후략)… '광수생각'을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보십시오. 벼룩.. 2010. 11. 4.
28cm만 뛰어오르는 아이 - 만화 '광수생각'이 생각나서 -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54 28센티미터만 뛰어오르는 아이 - 만화 『광수생각』이 생각나서 - 1990년대 후반 어느 신문에 만화 『광수생각』이 연재되었습니다. 그 만화는, 드디어 첫눈 내리는 초겨울 아침, '그곳에도 눈이 내리는지요?' 하고, 고향마을이나 철없이 굴던 시절의 추억을 되살리는 식으로 마음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280호는 지금까지 복사물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까지 다 보여드리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글만 인용하고 그림은 ( ) 안에 옮겨보겠습니다. 장면 1. 벼룩. 지금은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녀석입니다. (벼룩 한 마리가 폴짝폴짝 뛰어가는 모습). 장면 2. 벼룩은 60cm 이상 뛸 수 있습니다. ("내 몸의 몇 십 배…" "캬호!" 하고 가물가물하게 뛰어오르는 모습). ..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