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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강변2

'이러다가 가겠지?' 1 묵현리 산다는 아주머니의 자동차가 신호에 걸려 서 있는 내 자동차 뒷부분을 들이박았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쓰리고, 병원에 드나들던 그때 같아서 종일 죽을 맛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차야 중고니까 굴러가기만 하면 그만이지만, 막혀버린 통로를 철망으로 뚫어준 내 심장이 충격을 받았구나.' 그러다가 다시 생각했습니다. '차는 중고라도 아직 잘 굴러가는데…… 나는 이제 잘 굴러가지 못하는구나.' 묵현리 그 아주머니는 걱정이 되어 문자도 한 번 보내고, 전화도 두 번을 했습니다. 사고를 냈을 때 쳐다보니까 못된 아주머니 같았는데 이러는 걸 보니까 내가 잘못 본 것 같았고, 괜히 오해한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자꾸 연락을 해서 차를 들이받아 괴롭히고 이제 전화로 추가하는구나 싶기도 했습.. 2015. 4. 18.
「The End of the World」이 그리움... '강변'은 저 남녘의 화가입니다. 그는 사시사철 아름다운 사진을 보여줍니다. 나는 날마다 그 '강변'에 가고 있습니다. 그가 덧붙이는 음악이나 詩보다는 사진들이 아름답지만 때로는 그 사진에 어우러진 그 음악, 시가 사무쳐서 하염없이 앉아 있다가 오기도 합니다. 저 사진에 붙여진 「The End of the World」는 꼭 46년 만에 듣는 노래입니다. 그간 더러 들었겠지만 '그 옛날 그는 그때 내게 왜 이 노래를 들려 주었을까?' 새삼스럽다는 뜻입니다. 나는 그때 대학 입시에 실패해서 한 해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학비가 별로 들지 않고 딱 2년만 공부하면 취직할 수 있다는 친구의 종용으로 그 대학 생활을 인내하고 있었습니다. 그 2년의 시간에 이루어질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는데 2년만 흘러간 .. 2013.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