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위키트리 2018.9.25.
찰리 채플린은 극작가·예술가·교육자로서 프랑스 정부의 훈장도 받았다. 그 채플린이 소설가 H.G.웰스를 만났다. 웰스는 『문학사를 움직인 100인(사전)』에 이렇게 소개되는 인물이다. "현대 공상과학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영국의 소설가로, 『타임머신』, 『우주 전쟁』 등 100여 편의 과학소설을 발표하면서 SF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웰스가 러시아를 다녀온 이야기 끝에 이렇게 말했다. "진보는 느린 법이지. 이상(理想)은 이야기로는 쉽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아."
"이상을 실현하는 다른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채플린이 묻자 웰스가 즉시 대답했다. "교육이야!“
채플린의 『나의 자서전』에서 이 일화에 이어 ‘이상을 실현하는 교육’이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이어지는가 싶었는데 실망스럽게도 그건 아니었다. 웰스는 교육의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교육의 실제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훈장까지 받은 채플린이지만 교육은 잘 모르는 영역이어서 그 이야기를 잇지 못한 것일까?
한동안 그 생각을 하다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의 연설을 다시 읽고 의문을 풀 수 있었다. 교육이란 그런 것이다! 학자들이 연구실에서 최종적으로 정리한 지식에 대해서는 “이런 것이다, 저런 것이다!”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또 우리 교육은 지금까지 너무나 오랫동안 그런 교육에 집중해 왔다.
그렇지만 세상을, 그 세상의 흐름을 바꾸는 교육의 방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고, 이런 사정을 꿰뚫고 있었던 웰스나 채플린은 당연히 그쯤에서 그 대화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세상을, 세상의 흐름을 바꾸어가는 길을 찾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도 교육이 하는 중요한 일이다.
2018년 9월 25일, BTS 멤버들은 평소와 다른 정장 차림으로 유엔 총회 연단에 섰다. 청년층의 기회 확대를 위한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로, 리더 RM이 7분간 연설을 한 것이다.
그 연설은 교육에 관한 것이었다. 어린 시절을 회고한 연설의 절정은 교육 정책·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의 교육현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저는 밤하늘을 보며 놀라움에 가득 찼었고, 아이가 가질 법한 꿈을 꾸었습니다. 제가 세계를 구할 슈퍼히어로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의 초기 음반 인트로 트랙 중에는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아홉 살 때쯤 내 심장이 멈췄지’ 그때쯤 다른 사람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 눈으로 저를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밤하늘을, 별들을 보지 않았고, 꿈꾸는 일도 멈췄습니다. 다른 이들이 만든 틀에 저를 욱여넣으려고 했습니다. 저는 이제 제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제 이름을 부르지 않았고, 저 자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장은 멈추었고 눈은 닫혀버렸습니다. 이렇게 저는, 우리는, 이름을 잃고 유령이 되었습니다.”
이 연설에 대해 어느 기자는 전율을 느꼈다고 썼지만 다행이었을까, 좋은 기회를 무위로 넘겨버린 불행이었을까, 그 연설은 분명 교육적이어서 우리가 지금까지의 교육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그런 글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은 역경을 딛고 일어서 자신의 역량을 펼친 인물이 어디 RM뿐이랴. 그렇게 일어나 우뚝 선 인물들이 우리의 교육현실을 되돌아보게 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 교육자들은 그런 사례를 외면해 왔을 뿐이다. 그런 인재는 자신의 길을 잘 찾아가고 있으니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들뜨지 말고 ‘수능’에 매진하면 된다는 의식이 현실적·실제적 교육철학이 되고 있을 뿐이다.
교육혁신을 기약하고 있다면 그런 인물들의 생각을 들어 비틀지 말고 반영하는 길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싶다. BTS 리더 RM은 짧은 연설로써 우리 교육의 방향에 대한 그림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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