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주일에 적어도 서너 번은 저 아파트 앞길이나 뒷길을 오고 간다. 십 년이 넘었지 싶다.
그런데 저 계단으로 오르는 길은 오늘 아침 처음으로 봤다.
'이럴 수가! 그동안 뭘 바라본 거지?'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왼쪽에 아파트 주민들의 전용 독서실과 피트니스 클럽이 있다.
그동안 내 눈엔 그 방들의 표지판만 보였다.
나는 우리 아파트나 내 집에 대해서는 다 파악하고 있는 걸까?
정신을 차려서 혹은 다른 눈으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은?
나를 스쳐간, 내가 지나쳐 온 사람들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다가가는 길을 면밀히 파악했었다면 그들은 얼마나 놀라워하거나 고마워했을까?
더 가까워질 수도 있었겠지?
그러나 이제 다 가버렸으므로 정신 차려 살펴볼 수가 없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내 곁에 남아 있는 한두 사람에게 다가가는 길이라도 더 찾아봐야 한다.
그 한둘이라도 놀라워하면 그것으로도 다행이겠지.
'웬일이지?'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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