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 아래쪽 인가의 보안등 불빛 하나, 그것뿐인 밤은 쓸쓸하다.
이곳은 좁고 다른 세상은 아득하다.
잠이 깨면 블라인드 틈을 뚫고 들어온 그 보안등 빛이 비친 벽을 바라보고 반가움을 느낀다.
새벽이 오기를 기다린다.
눈을 감고 잘 못 살아온 것, 지금 살아가고 있는 생각을 좀 하다가 또 새벽을 기다린다.
어렵게 새벽이 온다.
이제 그렇게 기다리지 않아도 곧 날이 밝고 이어서 해가 뜬다.
경이롭다.
해 말고는 마땅히 바라볼 만한 것이 없는 시간이다.
나무들도 다른 것들도 모두 해만 바라본다.
종일 무슨 일을 마련할 수는 없다 해도 어김없이 해가 떴다는 사실은 경이롭다.
생각지도 않은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다.
그 고마움,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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