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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창의적인 게 싫으면 그냥 살게 해?

by 답설재 2025. 1. 14.

 

 

 

요즘은 뉴스 시간에 걸핏하면 인공지능(AI) 얘기가 나오고 그러면 이미 10년 전, 한 학자의 경고가 떠오른다.

"국·영·수만 하면 실업자가 된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건 '그래! 그럴 것 같아! 아니 분명해!' 싶은 얘기다.

그가 20년 혹은 30년 후라고 했으니까 15년쯤으로 잡으면 지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직업을 선택할 즈음일까?

 

 

"연구하는 분들 생각에는 인공지능이 100년 후 먼 미래가 아니라 20년, 30년 후 미래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겨요. 2013년 옥스퍼드대 연구 결과를 보면 기계가 만약에 사람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정보를 처리한다면 영국과 미국에 존재하는 직업의 47%가 사라진다는 거예요. 대부분 화이트칼라 직업들이 사라집니다.

그럼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요. 3가지 카테고리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는데, 첫째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창조적인 직업, 둘째는 감성적인 것 또는 인간적인 것, 셋째는 아주 중요한 판단을 하는 직업군이에요.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학생들한테 여전히 국·영·수를 가르쳐 주고 있어요. 근데 20~30년 후에 직장을 찾으려면 그때는 100%가 학생들이 명문 대학교 가고 유학 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기계들하고 경쟁해서 일자리를 얻어야 할 세대일 텐데 20년 후에는 100% 기계가 국·영·수를 잘합니다. 당연히. 그렇다면 우리는 이 어린아이들한테 20년 후에 기계하고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도구를 하나도 안 주고 있는 거죠, 현재로서는.

 

 

김대식 교수(KAIST 전기 및 전자과)가 '아름다운 삶과 죽음'을 주제로 '뇌, 현실, 그리고 인공지능'이란 제목의 한 강연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조선일보 2015.03.28 [지식 콘서트])

 

그럼 이 아이들이 어떻게 살게 해주어야 하는가?

김 교수는 그때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

 

 

"막연하게 인문학적인 개념에서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 '창의적인 인생을 살아야 한다' 할 때는 선호도의 문제입니다. 창의적으로 안 살아도 아무 문제 없어요. 근데 20, 30년 후가 되면 아름답고 창의적인 인생은 선택이 아니고 필연이 되어버리는 거죠. 아름답고 창의적으로 살지 않으면 그냥 다 실업자가 돼요. 우리 아들딸들 세대에는 창의적이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살지 못하면 사실 지구에서 존재하기 어렵게 된다는 게 오늘의 메시지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선호도의 문제니까 창의적으로 사는 게 싫다면 그냥 살아라? 자녀도 그렇게 살게 해라? 아무 문제가 없다? 그냥 국영수만 하고 살게 하라?

 

결론은 이렇다.

다만 20~30년 후에는 아름답고 창의적인 인생은 필연이다, 선택이 아니다, 그리고 다 실업자가 된다, 지구에서 존재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