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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

'주류'가 될 '가상교육'

by 답설재 2020. 9. 18.

2010년 5월 11일에 탑재한 파일인데 대행히 댓글을 단 이는 한 명도 없어서 지워버리고 새로 탑재하기가 좋았습니다.

왜 이렇게 새로 싣느냐고 물어신다면 편집이 읽기에 영 불편하게 바뀌어버렸고, 그건 '파란편지'가 좀 잘난 체 하느라고 각주 같지도 않은 각주를 세 개 달아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한두 개씩 고쳐서 싣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애초의 그 날짜(2010.5.11)로 등록할 수가 없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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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토플러(Toffler), 존 나이스빗( Naisbitt) 등 저명한 미래학자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세계미래학회가 지난 6일 '2010~2025년 미래 전망 20' 특별보고서를 발표했답니다.1 기사에서 특징적인 부분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번 미래 보고서의 가장 큰 이슈는 인공지능이다. 현재 눈부신 속도로 발달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빠른 계산'을 넘어 '자체적인 사고와 학습'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검진 결과를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가장 빠른 길을 찾아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인공지능 자동차가 도로를 점령한다는 것이다.'

 

그 기사에서 '미래 전망 20'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일보 2010.5.7.

 

 

유감스러운 것은, 그 기사에는 19번 「2015년쯤 '가상교육'이 교육의 주류로 부상」에 대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데이비드 갤런터(Gelernter)는 이렇게 썼습니다.2

 

미래의 사이버 영역은 정보의 빛살로 가득하다. 당신이 일을 한다면, 당신 회사의 '정보 삶'은 빛살을 따라 흐른다. 각각의 말, 발표, 새로운 지식, 토의를 하다 흘깃 쳐다본 가족사진은 '지금' 선에 나타나 과거로 흘러간다.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시각으로 회사 빛살을 본다. …(중략)…

수업이나 강의라면, 강의 제재를 항목별, 제목별로 빛살로 생각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은 서로 다른 지점에서 동시에 자신의 방식대로 공부할 것이다. 반면에 교수는 빛살 전체를 보면서 필요한 제재를 갱신하고 학생들이 제기하는 질문들을 점검한다.

전자 캠퍼스는 하나의 빛살이다. '캠퍼스 생활'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계속되는 토론이다. …(중략)…

학교는 동네 아이들이 아무나 모인 곳이 될 것이다. 각 아이는 각각 별개의 빛살을 건드릴 것이다. '동네 학교'의 교실에 앉아 있는 20명의 아이들은 사실상 20개의 학교에 있는 것일 수 있지만, 그들은 함께 점심을 먹고 함께 운동장에서 놀 수 있다. 교육대학 학위가 있든 없든 간에 어떤 책임을 맡은 어른이 그들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후략)…

 

갤런터의 이 글을 보면 미래학회의 저 예측이 현실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미래학자들의 예측이 시간적으로도 꼭 그렇게 될지는 의문입니다. 우선은 이런 현상도 일어나겠지요. '실패한 유선교육'.

 

실패한 유선교육 Wired Failure3

 

대다수 미국 교실에서 학습에 인터넷을 이용할 때――이를 웨뷰케이션(webucation, 웹과 교육의 합성어)이라 한다――의외의 결과가 발생하여 학교는 더 큰 문제점들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아동들은 점점 독립적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없게 되고, 패턴을 찾아내는 연관성 사고를 하지 못하며, 추상적인 영역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된다. '빈 가방 증후군(Empty Luggage Syndrme)'이라고도 불리며, 교실 내의 컴퓨터가 언뜻 상당히 많은 내용을 전달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속에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각 교실에 설치된 TV 수상기가 교육개혁에 대한 해답으로 여겨졌던 1950년대와는 달리 유선 환경을 갖춘 교실에 대한 반발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예상한다. 그리하여 컴퓨터 사용법보다는 아동과 교사의 상호작용에 다시금 관심이 모아지게 될지도 모른다.

 

어떻습니까?

실패한 유선교육에 대해서는 지금도 긍정하는 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보십시오.

도도한 흐름으로 보면, 그건 아주 작은 현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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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일보, 2010년 5월 7일, A20면,「\"2025년 세상은…\" 미래학회 특별보고서, 인공지능 로봇에게 치료 받고 DNA 조작 '인간개조'경쟁」

2. 데이비드 갤런터(Gelernter ; 예일대학 컴퓨터학 교수), '빛살 속으로', 존 브록만 엮음(이한음 옮김),『앞으로 50년 The Next 50 Years』337~339.

3. 페이스 팝콘, 애덤 한프트 지음,『미래생활사전』(을유문화사, 2003),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