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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맛집을 많이 알아야 좋은 어른이다!

by 답설재 2022. 1. 23.

 

 

 

한때 어느 분이 하루에 열 통 정도 온갖 정보를 담은 메일을 보내주었는데 이젠 그분 기력이 쇠하여 중단되었습니다.

주로 "좋은 글에서" 같은 것들 아니면 우리가 이미 다 아는 것들을 편집한 것들, 케케묵은 사진들... 그런 것들이어서 제목을 죽 살펴보고 한두 개만 열어보고 그자리에서 바로 삭제하곤 했습니다.

그런 날도 있었습니다.

'이겨야 하는 싸움'도 그분이 보내준 것인가, 확실하진 않습니다.

 

'이기면 손해보는 싸움' '이겨야 하는 싸움'... 내용을 살펴보니까 '그렇겠다' 싶었습니다.

 

싸움에선 이기는 것이 善이지만 이기면 손해보는 싸움이 다섯 가지가 있다.

 

1. 아내하고 싸워서 이기면 손해 본다.

(가정을 지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2. 자식하고 싸워서 이기면 손해 본다.

(자식이 곁길로 가던지 기가 죽는다)

 

3. 언론하고 싸워서 이기면 손해 본다.

(활자엔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4, 국가 권력하고 싸워서 이기면 손해 본다.

(권력은 백성이 위임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5. 하늘하고 싸우면 손해 본다.

(맹자 : 순천자흥 역천자망, 孟子 : 順天者興 逆天者亡)

 

꼭 이겨야 되는 싸움 : 질병, 가난, 무지, 시련, 자기

 

 

질병으로 말하면 지금은 코로나와의 싸움이겠지요. 눈에 뵈지가 않는 것과의 싸움입니다. 의료진, 과학자들을 믿고 살아갑니다. 이제 곧 무슨 수가 나겠지, 기대하며 지냅니다.

하기야 대부분 눈에 뵈지 않는 것과의 싸움입니다.

'자기'는 도자기가 아니고 자기자신이겠지요. 나와의 싸움, 이건 내게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주제입니다.

나는 저 모든 것들과 싸움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좋아!' 하고 소년처럼 다짐해봐도 늘 별 수가 없었습니다.

 

일전에는 무슨 자료를 찾다가 이런 자료를 봤습니다. "좋은 어른이란"

스크린샷으로 저장해두었는데 출처를 메모해두지 못했습니다. 자료 위의 기록사항을 그대로 두어 탑재합니다. 그걸 단서로 검색창에 들어가 봐도 내 실력으로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맛집을 많이 알아야 한다"

많이 알긴 하는데 이젠 별 소용이 없고 이 동네만 두어 곳? "많이"가 아니어서 '패스' '페일' 중 페일입니다.

 

"어리다고 함부로 반말을 쓰지 않는다"

이건 잘 지켜왔습니다. 식당, 매점, 관공서, 매점 등 젊은이들은 어디에도 있는데 나는 단 한 번도 말을 놓지 않았습니다. 저쪽에서 노인이라고 홀대를 해도 나는 참았습니다.

 

"자기 자랑/오지랖/충고를 1분 이상 하지 않는다"

명심하겠습니다. 자주 반성하고 있습니다. 오지랖, 충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자기 자랑 때문입니다. 늙어가니까 자꾸 옛날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게 자랑으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고, 이젠 그런 얘기도 하지 말자 다짐합니다.

 

"길에 가래침을 뱉지 않는다"

○표를 하겠습니다. 담배를 끊은 지 십 년이 넘어서 여간해선 가래침이 나오지 않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 담배를 하도 많이 피워서 걸핏하면 창문 너머로 가래침을 '퉤 퉤' 뱉은 적이 있습니다. 1학년을 담임한 해에, 그 아이들 글에 가래침 뱉는 게 나와서 나는 참 부끄러웠고 그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스승이라더니...

 

위의 자료나 아래 자료나 나를 평가해보니까 나는 아직도 '좋은 어른'이 아닙니다. 나쁜 어른은 아니기를 바라지만 점수만 잘 달라고 할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좋은 어른, 어려운 조건도 아닌 것 같은데 그것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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