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289년이면 서기 1956년이네? 지금은 서기라고 하지도 않지. 와! 66년 전에 나온 책이네!
"금번에 유네스코와, 운크라에서 인쇄기계의 기증을 받아, 국정교과서 인쇄전속공장이 새로 생겼는바, 이 책은 그 공장에서 박은 것이다. 문교부 장관"
그렇게 해서 오늘에 이르렀으면 정신을 차릴 때도 되지 않았나?
이렇게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도 되나, 몰라.
사회생활 5-2
난 3월말에 학교를 찾아갔지. 고모에게 얘기해서. 전쟁이 끝난 지도 한참 됐는데...... 가만히 있었으면 학교에 가지도 못했을지도 몰라. 교과서는 사회생활 1-1 한 권만 받았어. 다 나눠주고 달랑 한 권만 남았던 거지. 그런데도 난 그것도 몰랐어. 그냥 1학년이어서 한 권만 주는가 보다 했지. 바보! 다른 애들을 보면 몰라? 그렇게도 눈치가 없으니까 네 옆의 '벌레들'이 너를 다 갉아먹는데도 넌 몰랐잖아, 바보야! 한창 갉아먹을 땐 아무것도 모른 채 딴 데 정신을 쏟고 10년쯤 지나 어? 내 몸을? 했고 20년도 더 지나서 다 갉아먹고 남은 게 없네? 그런 채 살아가고 있잖아.
'1. 6 대주의 이름을 말해 보자.' 그건 뭐하려고? 우습네.
2. 지금 세계의 인구는 얼마나 되나? 도저히 알 수가 없고, 알 필요도 없고.
3. 아시아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맥은 각각 무엇인가? '가장'을 좋아했지. 지금도 좋아하지. 그런 걸 암기해서 출세도 하고 그랬지. 지금도 우리나라는 여전하지. 안 그런 척하기도 하고 모른 척하기도 하고...
에라! 더 읽어보면 뭘 해!......
세한서점이 지금도 있을까?
옛날 교과서도 더러 있을까?
있으면 뭘해.
몇 권 사놓으면 뭘 해.
다 쓸데없는 일이야.
그래! 제목도 바꾸자!
'그리운 날들의 교과서'가 아니지. '어리석었던 날들의 교과서'
가만, 지금도 난 어리석잖아. 그럼 '어리석은 날들의 교과서'? 그럼 지금의 교과서도 포함되잖아.
다른 사람들은 어리석지도 않잖아. 그럼 '나만 어리석었던 날들의 교과서'?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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