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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어리석었던 날들의 교과서

by 답설재 2022. 2. 8.

 

 

 

 

 

 

 

 

 

 

 

 

 

 

 

 

 

 

 

 

단기 4289년이면 서기 1956년이네? 지금은 서기라고 하지도 않지. 와! 66년 전에 나온 책이네!

 

"금번에 유네스코와, 운크라에서 인쇄기계의 기증을 받아, 국정교과서 인쇄전속공장이 새로 생겼는바, 이 책은 그 공장에서 박은 것이다. 문교부 장관"

그렇게 해서 오늘에 이르렀으면 정신을 차릴 때도 되지 않았나?

이렇게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도 되나, 몰라.

 

사회생활 5-2

난 3월말에 학교를 찾아갔지. 고모에게 얘기해서. 전쟁이 끝난 지도 한참 됐는데...... 가만히 있었으면 학교에 가지도 못했을지도 몰라. 교과서는 사회생활 1-1 한 권만 받았어. 다 나눠주고 달랑 한 권만 남았던 거지. 그런데도 난 그것도 몰랐어. 그냥 1학년이어서 한 권만 주는가 보다 했지. 바보! 다른 애들을 보면 몰라? 그렇게도 눈치가 없으니까 네 옆의 '벌레들'이 너를 다 갉아먹는데도 넌 몰랐잖아, 바보야! 한창 갉아먹을 땐 아무것도 모른 채 딴 데 정신을 쏟고 10년쯤 지나 어? 내 몸을? 했고 20년도 더 지나서 다 갉아먹고 남은 게 없네? 그런 채 살아가고 있잖아.

 

'1. 6 대주의 이름을 말해 보자.' 그건 뭐하려고? 우습네.

2. 지금 세계의 인구는 얼마나 되나? 도저히 알 수가 없고, 알 필요도 없고.

3. 아시아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맥은 각각 무엇인가? '가장'을 좋아했지. 지금도 좋아하지. 그런 걸 암기해서 출세도 하고 그랬지. 지금도 우리나라는 여전하지. 안 그런 척하기도 하고 모른 척하기도 하고...

에라! 더 읽어보면 뭘 해!...... 

 

세한서점이 지금도 있을까?

옛날 교과서도 더러 있을까?

있으면 뭘해.

몇 권 사놓으면 뭘 해.

다 쓸데없는 일이야.

 

그래! 제목도 바꾸자!

'그리운 날들의 교과서'가 아니지. '어리석었던 날들의 교과서'

가만, 지금도 난 어리석잖아. 그럼 '어리석은 날들의 교과서'? 그럼 지금의 교과서도 포함되잖아.

다른 사람들은 어리석지도 않잖아. 그럼 '나만 어리석었던 날들의 교과서'?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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