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2018.11.12.
2019년 1월 20일(일요일). 흐림.
저녁에 양치질을 하며 양치질을 참 자주도 하는구나, 오늘은 양치질 말고 무얼 했는가 싶었습니다.
이불을 펼 때는 하루 전에 이불을 폈던 일이 잠시 전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러다가 아무래도 곧 봄이 오고야 말 것 같아서 초조하기도 한 하루였습니다.
지금이 겨울이라는 건, 내가 열심히 오르내리던 아파트 앞길의 그 가을이 정녕 영영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지 싶기도 했습니다.
오늘 '일어난' 그 밖의 '중요한' 일로는 첫새벽에 방바닥에 잉크병인가 뭔가를 굴려 두 도막이 나는 걸 보고 껄껄 웃다가 잠시 잠을 깬 일이었습니다.
그 일 말고는 아내가 아침에 오늘이 대한이라고 해서 조금 놀란 일, 아내를 수영장에 데려다주고 두 시간쯤 후 다시 데려오는 길에 추어탕을 먹은 일, 백화점에서 요구르트와 우유, 누룽지, 빵 몇 개를 사 온 일, 아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갖다 준 일, 도서관 직원들의 친절한 인사에 잘 대답해준 일(나는 이런 사소한 일은 제법 잘하지 생각하며), 아이들에게서 전화가 와서 할머니는 꿈속에서 너를 만나려고 일찍 잠이 들었다고 대답한 일, 인터넷에서 '수퍼문'이라는 단어를 보고 달력에서 음력 섣달 보름이라는 걸 확인한 것뿐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오래전 국민학교 다닐 때처럼 그저 그런, 조용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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