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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보기의 즐거움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Ⅱ

by 답설재 2018. 11. 14.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이창신 옮김, 김영사, 2010

 

 

 

 

 

 

 

 

 

1

 

2011년 1월엔가 EBS에서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방송했습니다. 12강을 다 들을 수가 없어서 CD를 구입했는데 그걸 교단(敎壇)에 선 아이에게 선물했습니다.

꼭 보게 하고 싶었습니다.

 

 

2

 

어느 날, 교육학자 두엇과 식사를 하며 학생들이 교수의 농담까지 다 받아쓴다는 대학 강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버드대학 마이클 샌델은 강당에 천여 명을 모아놓고도 토론을 전개하더라고 했더니 교육학 전공 교수가 당장 이의제기를 했습니다.

 

우리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학생들에게 사전에 책을 여러 권 읽게 하고, 강의를 위한 과제(질문, 의문)를 내고, 몇 명의 조교가 그 과제를 점검해서 강의 시간에 발표를 할 학생을 내정(內定)해 주어 충분한 준비를 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조교만 해도 여러 명을 쓰고 있고, 그 조교들은 수준도 매우 높다고 했습니다.

 

 

3

 

나는 그 교수에게 말했습니다.

"정답을 말씀하셨네요!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토론식 강의가 그냥 공짜로 되는 건 아니겠지요? 미리 책을 읽게 하고, 과제도 내고, 그 과제 속에서 토론에 유용한 질문을 제시하는 학생을 눈여겨보고, 강의 준비에 협력해줄 수 있는 훌륭한 조교를 채용하면 될 것 아닙니까? 그게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 준비도 없이 어떻게 토론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렇게 하지 않고 아예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지 않습니까?"

 

나는 그날 매우 흥분해 있었습니다.

그 교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또 이런 얘기를 하는구나' '이 사람이 또 흥분했구나'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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