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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길가에 서서

by 답설재 2016. 11. 22.











길가에 서서



몸이 무거워서, 멈춰 섭니다.

주머니에는 별 것 없습니다.

확인해 볼 것도 없는 것들입니다.

다만, 몸이 무겁습니다.

지난여름보다 더한 무게입니다.

몸무게도 늘지 않았고, 드는 물건을 줄이고 아무것도 들지 않고 다니려고 하는데도

점점 무거워집니다.

언짢은 곳은 가슴속입니다.

내어주고, 내어주며 온 것 같은데, 걸어온 길이 멀어질수록 무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이 걸음이 가벼워지게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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